민주당 노동정책, ‘말’따로 ‘행동‘따로

민주노총과 총선 전 정책협약...현장에서는 ‘창구단일화’ 강요

민주통합당의 노동정책이 현장에서 엇박자를 내며 표류하고 있다.

그간 민주통합당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최저임금 등 주요 노동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며 개혁적 움직임을 보여 왔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민주통합당 소속의 지자체장을 중심으로 ‘노동 악법’을 강요하는 등 반(反)노조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2조 개정안 역시 민주노총과 손발을 맞추지 못한 채 삐걱거리고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민주통합당 소속 시장, 유독 ‘창구단일화’에 집착

민주노총은 총선 직전인 지난 4월 8일, 유래 없이 민주통합당과 ‘정책협약서’를 체결했다. 해당 협약서에서 민주통합당은 “노동기본권 신장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협약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민주통합당이 집권한 지자체에서는 민주노총이 ‘악법’이라고 주장해 왔던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성남시의 경우, 직영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에게 복수노조에 따른 창구단일화 절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민주통합당 소속 지자체장으로, 민주통합당 부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성남시에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등 4개의 복수노조가 존재한다. 과반수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으로 120명 가량의 조합원이 소속 돼 있으며,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소속 조합원은 약 90명 정도다.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는 “성남시가 조합원들과의 면담조차도 거부하고 있다”며 “단지 공문으로 법에 따라 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도 7개 시 중 유독 성남시만이 창구단일화 절차를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남시 뿐 아니라 목포시 역시 창구단일화를 강요하고 있다. 정종득 목포시장 역시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 시장으로 당선된 인물이다. 목포시의 경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의 2개의 복수노조가 존재하며,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과반수노조를 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강릉이나 삼척 등 강원도에 있는 지자체역시 복수노조인데도 개별교섭을 했고, 새누리당이 지자체장으로 있는 지역까지도 개별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유독 민주통합당이 지자체장으로 있는 지역만 창구단일화를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수고용 노동권 보장. 민주통합당 실현할까?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2조 개정안을 두고도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6월 25일,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보장과 산재보험 전면적용 관련 입법, 이행기구 및 계획 수립 △국회 본회의 통과 시 까지 민주노총과 민주통합당의 상호협의기구 설치 등을 합의했다.

그간 민주통합당은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최저임금 등 노동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지만,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 등을 포괄하는 노조법 개정안은 당론으로 포함하지 않아왔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18일, 한국노총 출신의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이 노조법 개정 요구안을 발표했으나, 이내 민주노총의 반발을 샀다. 김 의원실이 발표한 개정안은 근로자의 정의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업주의 상시적 업무를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시적 업무’라는 표현은 일반적인 노동자에게도 적용하지 않는 조항으로, 이로 인해 간병인과 골프장 캐디, 화물, 건설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민주노총이 제시한 개정안은 노동자의 개념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자의 업무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해당 사업주 또는 노무수령자로부터 대가를 받아 사용하는 자’ 등으로 명시 돼 있다.

때문에 민주노총 특고 공대위는 지난 18일, 민주통합당 항의방문을 진행하고, 양측의 협의에 따른 개정안 발의를 요구했으며, 민주통합당으로부터 민주노총의 노조법2조 개정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이후 민주노총은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거쳐 노조법2조 개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될 것을 기대했지만, 8월 13일에 이어 20일에도 해당 개정안이 의원총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6월 25일 박 원내대표와 면담을 할 때 민주노총에서는 8월 20일 전에 발의를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를 서면화하지는 않았다”며 “현재 해당 법안은 미세하게 몇 가지 조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 내부 정책위에서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후 당론으로 발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간 민주통합당이 노조법 개정을 두고 부담스러워 했던 만큼, 여전히 재계의 압력 등에 휘둘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문재인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는 6일 오전, 민주노총을 방문해 “민주노총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김영훈 위원장 등 민주노총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노동문제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이 함께해야 하며, 민주통합당의 정권교체에도 함께해야 한다”며 “민주통합당이 노동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매우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노동본부장도 민주노총 출신이라든가 민주노총을 대표할만한 분을 추가로 모시려 한다”며 “발의된 노동법 개정안도 통과되도록 새누리당에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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