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중앙위, 세력 간 ‘물어뜯기’ 절정

대책 마련 위해 모였지만, 갈등의 골 깊어...거친 비난도

통합진보당이 제2차 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현 사태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지만 각 세력 간의 입장차이만을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통합진보당은 22일 오후 6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제2차 중앙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중앙위는 현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각 세력 간의 입장을 모아보자는 취지에 따라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안건 역시 ‘당 상황 대책에 관한 토론의 건’을 단일안건으로 상정해 각 정파 간 논의를 이어갔다.

신, 구당권파는 모두 탈당과 분당을 경계했지만, 여전히 날선 감정과 공방을 감추지 않았다. 구 당권파는 강기갑 대표의 세 가지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으며, 신당권파 역시 혁신재창당 없는 봉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각 정파간 입장차이 여전...거친 비난도 이어져

토론회에는 4명의 발제자와, 발제문을 중심으로 한 14명의 찬성토론자, 4명의 마무리 발언자가 나섰다. 기조 발제자로는 신당권파로 분류되는 김효상 중앙위원과 이정미 최고위원, 구 당권파로 분류되는 오병윤 의원과, 구당권파에 힘을 싣고 나선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의 방석수 중앙위원이 각각 나섰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효상 중앙위원은 “죄송스럽게도 발제를 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히며 물러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 출신인 김효상 중앙위원의 공식 발제와 관련해, 서비스연맹 차원에서 발제를 고려해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효상 중앙위원은 “민주노총 중집 이후, 보건, 서비스, 민주일반연합 등에서 집단탈당을 결의하고 있으며, 서비스연맹역시 20일 상집을 열어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 지지철회를 재확인하고 집단탈당을 결의했다”며 “서비스연맹 상집에서 연락이 와 공개적으로 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고려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사퇴에는 동의했지만, 내부 사태에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던 부울경 세력의 경우, 이번 토론회를 통해 확실히 구당권파의 손을 들어줬다.

방석수 중앙위원은 발제문을 통해 “1차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비례후보 사퇴에 동의한 부울경 세력 또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나치게 성급한 판단이었고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해법을 외면하고 극한대결로 치달아온 지난 과정에 일조하였음을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방 위원은 “의원 두 명이 제명되지 않았다고 당이 분당되는 것에 대한 훗날 역사적 평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하며, 분당은 어떤 이유에도 안 된다”며 “강기갑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분당 없이 질서정연하게 재창당을 추진하고, 분당 추진기구로 이해되는 기구인 혁신모임을 해산해야 하며, 구당권파 역시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병윤 의원의 경우, 발제문과 발언을 통해 신당권파를 향한 거친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발제문을 통해 “모함의 주모자들이 자신들이 패권의 횡포를 짓밟힌 피해자이고 정의를 위해 떨쳐나선 의로운 내부고발자이고 혁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떵떵거리고 있다”며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며 신당권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기갑 대표가 ‘최후통첩’으로 제시한 세 가지 혁신안에 대해서도 “독선과 아집만이 있을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 의원은 “(강 대표가 요구한 백의종군은)이정희 전 대표가 대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라는 것이고, 이혜선, 유선희 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라는 뜻이며 중앙위원과 대의원도 자리를 모두 내려놓고 차기 지도부선거에도 나오지 않아 새롭게 구성될 혁신재창당의 새 지도부와 대의체계, 대선후보와 주요 공직에 구당권파는 얼굴도 내밀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자신의 검은 속내를 감추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정미 최고위원은 “세 번째(오병윤 의원) 발제문을 보고 많이 좌절했다”며 “어디서부터 합의점을 이끌어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과 관련해서는 “두 의원의 제명이 우리의 운명을 가르는 문제냐고 물으시는데, 이건 상징이다”라고 못 박았다.

또한 “강기갑 대표가 제안한 세가지 전제조건은 당이 거듭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진보정당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패권의 성찰과 책임에 근거한 혁신재창당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오병윤, “구당권파를 악마로 규정...내가 악마같이 생겼나”
이상규, “통진당 죽이려는 것, 민주당에 간택받기 위해서”


구당권파들은 이날 ‘단결만이 살 길’이라며 분당, 탈당을 경계했지만, ‘갈 테면 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발제와 토론 과정에서 신당권파를 향한 격한 감정과 발언도 이어졌다.


오병윤 의원은 “2008년과 마찬가지로 합이이혼을 해 달라는데 과연 토론이 필요하나”라며 “잘 해보자고 이야기 하면서 이미 탈당계를 받고 있는데 협박용이냐 실제로 하겠다는 거냐”라며 물었다.

이어서 “(강 대표가 언론 등을 통해) 공공연히 주장, 요구하는 것을 받지 않으면 악마의 한 축으로 규정하는 것이 싫다. 내가 악마같이 생겼나. 그렇게 모질고 못되게 굴었나”며 “속된말로 구 당권파는 찌그러져 조용히 하라는 대로 하라고 강 대표가 언론을 통해 공공연하게 이야기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상규 의원은 “수 십 년 고생했던 동지들이 국회의원 자리가 눈앞에 보이니 탈선하기 시작했고, 원내와 현장에서는 경계선을 일부 넘어버렸다”며 “강제출당과 제명이라는 피 묻은 칼을 세 달간 휘둘러 왔는데, 지금까지 아무 말도 못해왔던 우리에게 뭘 더 요구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같이 살던 집을 태우려 하고, 사망 통보가 아닌 사망 집행이라며 이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는 남은 통합진보당을 처절이 죽여야 하기 때문이며, 남은 이들이 아닌 떠나가는 자신들이 진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대선에 개입하고 민주당의 간택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당권파가 탈당, 분당에 관해 확실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이들도 많았다. 윤민호 중앙위원은 “신당권파는 탈당은 안 된다고 하면서, 탈당이 진보정당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이야기 한다”며 “말장난 그만하고, 탈당을 하면 하는 대로 당원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부정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혁신의 첫 출발”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민호 위원은 “사람들은 두 의원이 투쟁하는 민중들과 함께 하는 반성과 성찰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며 “지난 금호타이어파업 당시 김재연 의원은 이들과 함께했으며, 3100명의 노동자들이 김재연 의원에게 환호했다”고 전했다.

“국참당과 죽고 못 살던 구당권파,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
신당권파, 작년 국참당과의 3자 통합 비판


반면 신당권파는 작년 말, 국참당과의 통합을 강행했던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며 구당권파를 비판하고 나섰다. 내, 외부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당권파가 국참당과의 통합을 진행했지만, 진보정당의 가치나 질서가 정립되지 못한 채 몸집 부풀리기로만 이용돼 현재의 갈등 상황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이정미 최고위원은 “국참당과의 통합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무르익지 않았는데도 통합의 길에 합의하며 죽고 못 살던 분들이 왜 지금은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냐”며 “당시 제 세력의 단결담합은 소홀히 하면서 통합만 추진한 구당권파가 지금 와서 그들(국참당계) 때문에 망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진보정치의 단결에 주력하지 않으면서 국참당과의 통합에 열중했고, 민주노총이 대상화되는 과정에서 결국 통합이 됐다”며 “한계는 여기서부터 태생됐다. 새로운 당 질서와 중심을 확보하지도 못한 채 세력 확대를 위해서만 진행된 것이 사태를 불러일으킨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참여계의 홍용표 중앙위원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당 위원장을 사퇴했다. 그는 “5000명이 넘는 당원이 탈당했고, 그 중 1500명이 참여계”라며 “하지만 개별적인 탈당이 능사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탈당신고서는 탈당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이 아닌, 강기갑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정상화를 위한 배수의 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향해 “받아들이기 어렵고 억울한 면 있지만, 진보정당을 위해 결단해 주시길 호소드린다”며 “저부터 백의종군하는 의미로 중앙위원회를 끝으로 서울시당 위원장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천호선 최고위원 역시 “사태 초기부터 구당권파에게 스스로 해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4개월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비례 1번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이번 사태의 책임으로 물러났는데, 구당권파는 왜 혼자 책임져야 하냐며 전선을 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당 해산은 국고보조금을 함께 포기하며 국민들에게 책임을 지자는 것”이라며 “아직도 구당권파는 일방의 희생만 요구한다고 하는데 함께 내려놓자. 내가 이 당에서 갖고 있는 것이 최고위원직 하나인데 같이 내려 놓는다. 더 나아가 무엇을 더 내려놓으라고 이야기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박원석 의원은 “동문서답하듯 서로 다른 사태의 진단과 해법을 내놓고 있어, 이 토론이 더 연장된다고 해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서 “저는 시민사회 출신이어서 개량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시민사회조차 통합진보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시민사회 각 부문단체가 등을 돌리는 이유는 진보이기 전에 상식적, 민주적이지 않고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5시간에 걸친 토론을 마친 후 강기갑 대표는 “합의점을 찾기에는 거리가 많이 있다”며 각 세력간의 간극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어서 “23일 최고위원회에서 오늘 토론에 대한 논의를 하고, 차기 중앙위와 관련해 논의하며 과정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기답 대표는 지난 20일, △구당권파의 백의종군 △중앙위 폭력사태 당사자들의 사과와 당직과 공직 사퇴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의 사퇴 등 세가지 요구조건을 구 당권파측에 최후통첩했다. 오는 9월 2일 중앙위원회 전까지 구당권파가 세가지 선행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요구조건이다.

하지만 구당권파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강 대표의 ‘최후통첩’과 ‘끝장토론’은 사실상 분당으로 가기위한 마지막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토론회 형식의 중앙위원회에서 각 정파가 전향적인 의견 접근이나 합의지점을 찾지 못하면서, 오는 9월 2일로 예정돼 있는 제3차 중앙위원회에서는 분당과 탈당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

중앙위원회 , 통합진보당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비정규직

    구!!신~~더러운~~퉤.퉤

  • 청솔

    병신같은 짓거리들 그만 해라 짜증난다. 원래 이명박 꺼벙이들 아니냐

  • 무관심

    구,신이 함께 할 수 없다고 할 때 구,신 그리고 민주노총 지도부등이 이제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 가증스럽다.새로운 민주노총,신민주노동당을 희망한다.

  • 반통진당

    민주당에 간택 받고 혜택을 받은 사람은 구당권파 의원들이다. 이상규 의원도 간택의 절대적 수혜자다. 그런말 할 자격조차 없다.
    구당권파가 간택 받기 위해 한 짓이 탄로 나서 폭력을 행사하고 허접한 논리를 제시하고 한심한 욕망을 끝까지 지키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아마 분당되면 간택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구당권파 의원들과 그 추종자들이 몰락하기 때문에 분당을 기필코 막으려고 별의별 궤변을 난발할 것이다.

  • 오병신과비상규

    오병윤이 아니라 오병신이다. 한심한 것들.... 이상규도 그렇게 안봤는데 정말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