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등 SNS 상 누리꾼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경찰은 작위적 기준으로 불심검문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네티즌은 “불심검문의 이유를 묻자 경찰이 ‘그냥’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기범죄 피해가 많아서 불심검문을 강화했다”는 대답을 들었다. 명확한 기준과 이유 없는 불심검문이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찰에게 불심검문 할당량이 있지 않고서야 이럴 리가 없다”고 의심하는 네티즌도 있다.
▲ 김기용 경찰청장 [출처: 경찰청 홈페이지] |
더구나 경찰의 무차별 불심검문은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감시하는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최은아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범죄가 발생하고 정황상 범인으로 합리적 의심이 가는 이에 대한 검문이라면 타당하겠지만, 예방차원에서 전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한 무차별 불심검문은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최은아 활동가는 불심검문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불심검문이 강력범죄를 예방할 가능성은 0%”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불심검문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한 인권침해를 저지른다. 노숙인 자활을 돕기 위해 제작 판매되는 ‘빅이슈(Big Issue)’는 노숙인이 직접 거리에서 판매한다. 이를 통해 노숙인들은 경제활동과 사회적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 적극적인 형태의 자활이다. 그러나 경찰의 불심검문은 빅이슈 판매자(일명 빅판)에게 더 치밀하게 행해졌다. 한 빅판은 불심검문 부활 이후 매일 검문을 당했다. ‘노숙인’ 혹은 ‘남루한 차림’이 불심검문의 이유였다.
빅이슈 판매 활동으로 얼마 전 임대아파트를 구해 노숙에서 벗어났다는 빅판은 “경찰의 불심검문이 자립 의지를 꺾는다”고 말했다. 경찰의 ‘범죄자 취급’이 “애써 노숙에서 벗어나 자활 의지를 세우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는다”는 것이다. 그는 “경찰에게 불심검문을 당하고 나서 느낀 불쾌감은 빅이슈를 구매하려는 시민에게도 전달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분이 나빠져서 웃는 낯으로 사람들을 대하기 어려웠다”고 불심검문 이후의 감정을 토로했다.
경찰의 노숙인 등 빈곤층 ‘낙인찍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경찰이 음주폭력 척결에 수사력을 집중한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노숙인은 감시의 대상이 됐다. 10명 이상의 경찰이 무리지어 노숙인을 감시하고 압박하자 생활하던 공간을 떠나는 노숙인이 늘어났다.
올 초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는 강남구청이 ‘노숙인 풍’의 차림을 한 사람은 강남지역 출입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9년 숭례문 화재와 2005년 지하철 7호선 방화사건에서도 노숙인이 가장 먼저 용의 선상에 올랐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노숙을 시작하게 되면서 받는 심리적 손상에 이어 사회적 낙인, 이유 없는 혐오가 노숙인에게 2차 심리적 손상이 돼 위축감을 주고 사회에 대한 분노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치안과 사회 안전을 위해 실시하는 검문과 단속, 감시가 오히려 사회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소외시킨다.
불심검문은 과거 반정부 집회나 파업현장 등 대중의 의사표현을 억누르는 공포정치의 수단으로 이용됐다. 강력범죄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한 본질적 고민 없이 불심검문으로 대표되는 경찰력 확대와 감시 통제 강화로 안전한 사회를 보장한다는 발상은 안이하고 사뭇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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