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8일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발생 12일 지나서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로 결정했다.
지식경제부, 농림수산식품부, 고용노동부, 소방방재청 등 각 부처가 지원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조속한 시일 내에 지자체와 공동으로 2차 조사를 실시한다. 정부는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이달 중 환경부, 고용노동부부, 지경부, 방재청 등 합동으로 위험물질 취급 업체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위험물질 관리체계 전반의 제도 개선안도 마련한다.
그러나 정부의 늑장 대응은 이번에도 ‘조사 후 제도개선안 마련’으로 매번 똑같이 되풀이된다.
중앙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울산시도 오는 18일까지 불소, 암모니아, 염소 등을 다루는 10개 업소에 특별지도점검을 나선다.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가 곳곳에 들어선 울산은 화약고나 마찬가지다. 울산시 집계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불산 취급 사업장은 후성, 솔베이케미칼, 고려아연 등 6곳으로 연간 총 사용량이 1만 5,110톤이다. 구미 사고에서 누출된 불산 8톤의 2,000배 가까운 양이다. 실제 구미 사고 6일 뒤인 지난 3일 후성의 NF3(삼불화질소) 반도체 세정가스 충전소에서 폭발사고가 나 작업자 1명이 화상을 입었다.
최근 5년간 울산 국가산업단지에서 일어난 화재, 폭발사고는 모두 188건으로 사망 4명 등 42명의 인명피해와 38억 9,400여 만원의 피해를 냈다.
지난해 8월 17일 울산 석유화학공단 내 현대EP 울산공장에선 유증가가 폭발해 노동자 3명이 숨지고 5명이 크게 다쳤다. 유증기 누출을 탐지할만한 안전장비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공장장 등 3명이 구속됐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 세진중공업에서도 지난해 12월 30일 폭발사고가 나 4명이 숨졌다.
올 들어 5월 6일엔 태광산업 울산공장에서 탄소섬유 제조공정의 화재로 작업자 10명이 온몸에 1~3도의 중화상을 입었다. 그러나 태광산업은 전무 등 임원들이 나서 경찰관과 소방관의 현장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면서 증거사진이 담긴 카메라의 내용물을 모두 지워버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벌였다.
울산에선 평균 10일에 한번 산업단지에서 사고가 나고 있다. 울산미포국가공단과 온산공단 등 2개 국가공단의 유독물 취급업체는 모두 471곳이다. 이들 업체가 지난해 유통한 유독물은 전국 1억243만2천965t의 33.6%에 해당하는 3천445만2천479t이다. 이들 기업에서는 초산, 황산, 염산, 염소, 암모니아 등 138종의 유독물을 취급하고 있다.
유류를 비롯한 액체 위험물은 6천185개 시설에 2천116만5천469㎘가 저장돼 있다. 전국 저장량의 35%에 달한다. 이들 국가공단은 울산 도심과 1∼5㎞ 거리에 있어 자칫 대형 사고가 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문제는 울산지역 화학업체 대부분이 60, 70년대 건설돼 노후화로 말미암은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사고 이후 한국안전보건공단이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131개 업체 안전도 조사결과, 20% 가량이 폭발, 화재 위험이 컸다. 문제는 이 취약 사업장이 주택가 가까이에 있다는 점이다. (기사제휴=울산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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