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장애인' 몰아가는 논리에 맞서야"

장애인활동지원 수급자격 재조사? "생활시간부터 보장해야"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수급자격 갱신을 앞두고 장애인활동지원 제도개선을 위한 공동투쟁단(공투단)이 16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대책 마련과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2011년 10월부터 기존 장애인활동보조사업이 장애인활동지원제도로 전환됐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2년 또는 3년마다 서비스필요도에 관한 재조사를 받아 수급자격을 갱신해야 한다. 이에 따라 11월 말까지 약 3만 명에 이르는 이용자가 재조사를 받아야한다. 복지부는 현재 각 지자체에 내년 5월 말까지 수급자격 갱신 연기를 권유한 상태다.

[출처: 비마이너]

공투단은 서비스 등급이 예산 논리로 엄격하게 정해져 있어 인정점수 기준 하향 조정 등의 조치가 없다면, 재조사에서 서비스 삭감 또는 자격 탈락 수급자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활동지원서비스를 위한 법까지 만들어졌지만, 이를 권리로 인정하지 않는 복지부는 의학적으로 더 세분화해서 수급자격을 재조사할 예정”이라면서 “결국 장애등급 재심사처럼 우리는 그들이 만든 기준 아래서 모두 가짜 장애인이 되어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경석 대표는 “예산에 맞춰 우리 몸을 측정하는 점수에 사로잡혀 ‘나는 등급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다행이다’가 아니라 다 같이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의 생활시간을 충분히 보장받기 위한 투쟁을 다시 시작하자”라고 강조했다.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보조위원장은 “2차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복지부 관계자는 ‘2010년 10월 이전의 시간 판정은 솔직히 못 믿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결국 많은 사람을 서비스에서 잘라내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며 “활동지원법을 전면 개정해 우리의 삶을 옥죄는 것들을 박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미숙 활동보조인연대(준) 집행위원장은 “재조사를 하면 30% 이상의 이용자가 서비스가 삭감되거나 탈락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러면 활동보조인의 30% 이상도 급여가 삭감되거나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모두가 묶여있는 일이기에 이 자리에서 활동보조인들도 함께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고미숙 집행위원장은 “현장을 보면 활동보조인 중 여성이 87%, 남성이 13%로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이 활동보조를 하기란 불가능해 목욕 보조 등에서 이용인은 자신의 성을 부정당하고 활동보조인은 감정을 접어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것은 복지부가 활동보조인을 직접 고용하고 각 서비스에 맞는 활동보조인을 파견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용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장애등급심사로 등급 하락을 우려한 중증장애인들이 활동지원서비스 신청을 하지 않음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을 다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이 계속 불용 처리된다면 결국 예산 확대가 어려워져 서비스가 필요한 장애인들이 이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용기 대표는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은 현재 제공받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럼에도 수급자격을 재조사해 서비스 시간을 삭감하거나 수급 자격에서 탈락시킨다면 ‘복지부가 장애인이 죽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성토했다.

이창준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복지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시간이 너무 적어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 추가 시간을 제공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수급 자격도 시간도 제각각이고 아예 추가 시간을 제공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다”며 “복지부가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긴 것인데 투쟁을 더 열심히 해서 복지부로부터 생활시간을 보장받자”라고 강조했다.

공투단은 이날 요구안을 통해 △서비스 대폭삭감 저지-인정점수 기준 하향 조정 △서비스 확대-기본급여 서비스 시간 확대 △서비스 기준개정-비현실적 추가급여 기준 개정 △장애인 권리보장-본인부담금 폐지 △활동보조인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기사제휴=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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