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안티 페미니즘’으로 자신의 정치적 수명을 연장하고 있는 보수 정치인 이준석 의원(개 혁신당)이 동덕여자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했다. 제보에 따르면, 본부 측 인사들은 그를 주차장까지 몸소 극진하게 배웅했다고 한다. 이준석은 다음날 페이스북에 “폭동 사태를 확인”하러 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대학 본부의 편에 서서 학생들을 “폭도”로 매도할 것이 아니라, 동덕학원의 사학비리와 비민주적 운영을 규탄해야 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는 2월 6일로 예정됐던 ‘동덕여대 학생인권 침해 규탄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해당 사안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관이기 때문에 당이 나서는 게 부적합하다는 게 표면상의 이유였다. 그러나 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위원장인 교육위원회는 한 달을 넘긴 현재까지 동덕여대 측의 학생인권 침해에 대해 어떤 대응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싸움은 비리·비민주 사학에 맞서는 투쟁인 동시에, 빵과 장미를 요구하는 투쟁이다. 여자대학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소수자인 여성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재분배하는 기관이기에 필연적으로 생존권(빵)을 옹호한다. 사학비리에는 침묵하면서 이 사건을 젠더 갈등에 이용하려는 정치권에 맞서 대학 민주주의와 성평등 정치를 요구하고 있기에 학생들의 투쟁은 참정권(장미)를 옹호한다.
사학권력의 비민주적 구조조정과 정치권력의 성차별에 맞서는 동덕여대 학우들이 빵과 장미를 쟁취하는 그날까지 온 힘을 다해 연대하자.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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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가 발행하는 <평등으로>에 실린 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