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Bennu)다. 출처: 미국항공우주국(NASA) / 애리조나 대학교(University of Arizona) / 캐나다 우주청(CSA) / 요크 대학교(York University) / MD.
소행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 가운데 하나다. 이들은 먼지와 암석이 모여 행성이 형성되던 혼란스러운 시기의 잔해다. 소행성은 일종의 시간 캡슐로서 초기 태양계의 모습과 궁극적으로 행성의 구성 물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단서를 보존한다.
소행성의 구성 물질을 아는 일은 매우 실용적인 이유에서도 중요하다. 만약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 경로에 들어온다면 그 조성은 위험성, 대기에서의 분해 방식,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연구 분야를 행성 방어(planetary defence)라고 부른다.
소행성의 조성을 이해하는 일은 미래 탐사에도 중요하다. 일부 소행성은 금속, 광물, 심지어 물까지 포함할 수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유용한 자원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행성이 수백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그 조성을 알아낼 수 있을까?
소행성의 ‘지문’
가장 강력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분광학(spectroscopy)이다. 이는 빛을 여러 성분으로 나누고 어떤 파장이 흡수되거나 반사되는지를 측정하는 과학이다. 광물은 빛과 특정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스펙트럼에 미세한 흡수선과 기울기를 남긴다. 즉 소행성 표면은 햇빛 속에 화학적 ‘지문’을 남긴다.
이러한 지문을 통해 우리는 소행성을 큰 분류군으로 나눌 수 있다. 지구 근처에서 흔한 집단 가운데 하나는 S형 복합체(S-complex)로, 비교적 반사도가 높고 감람석(olivine)과 휘석(pyroxene) 같은 규산염 광물과 관련이 있다.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S형 소행성이 지구로 자주 떨어지는 운석인 보통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와 연관된다고 추정해왔다.
이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의 시료 귀환 임무 하야부사(Hayabusa)다. 하야부사는 근지구 소행성 이토카와(Itokawa, (25143))를 방문해 2005년 9월에 도착했다. 반사광 분석을 통해 이토카와는 S형 소행성으로 분류했고, 분광 비교는 이 천체가 특히 LL 아형에 속하는 보통 콘드라이트와 유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야부사는 소행성 표토(regolith)의 미세 입자를 지구로 가져왔고, 실험실 분석은 광물 조성과 화학 성분이 LL 콘드라이트와 동일함을 보여주었다. 즉 원격 분광 관측의 예측이 실제 시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다트(DART) 임무가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에 충돌해 그 궤도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묘사한 상상도다. 출처: 미국항공우주국(NASA)
이후 다트(DART) 임무가 등장하며 상황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2022년 9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를 공전하는 작은 위성 디모르포스(Dimorphos)에 우주선을 의도적으로 충돌시켰다. 이 임무는 다트(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라 부른다.
이 임무의 목적은 소행성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 에너지를 이용한 충돌이 궤도를 측정할 수 있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데 있었다. 디디모스는 분광 관측을 통해 S형 복합체로 분류했으며 LL 콘드라이트 조성을 가질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부 소행성의 조성을 잘못 해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까? 2026년에 발표한 한 연구는 브라키나이트(brachinite)라는 또 다른 운석 집단이 S형 소행성과 겹치는 분광 특성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시료(NWA 14635)는 디디모스와 유사한 분광 밴드 특성을 나타낸다.
이 결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소행성 유형과 운석 유형 사이에 단순한 일대일 대응 관계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행성은 태양계에서 행성을 형성하고 남은 ‘우주 암석’이며, 운석은 행성 대기를 통과해 지표에 도달한 우주 암석이다.
행성 방어 관점에서 이 차이는 중요하다. 느슨하게 결합한 암석 덩어리로 이루어진 콘드라이트형 ‘러블 파일(rubble pile)’과, 더 단단하게 형성된 화성암질 천체(브라키나이트에 해당하면)는 충돌에 서로 다르게 반응한다.
보통 콘드라이트와 유사한 표면은 ‘우주 빈백’처럼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지만, 더 마그마 기원의 표면은 취성 암석처럼 반응할 수 있다. 우리가 소행성을 편향시키려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예측하려면 그 표면이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 점에서 유럽우주국(ESA)의 헤라(Hera)임무는 매우 중요하다. 헤라는 다트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후속 정밀 조사를 수행한다. 헤라는 2024년 10월에 발사했으며 2026년 말 디디모스 계에 도착할 예정이다. 도착 이후 두 소행성을 상세하게 지도화한다.
헤라는 또한 유벤타스(Juventas)와 밀라니(Milani)라는 두 개의 큐브샛을 탑재한다. 밀라니는 표면 조성을 연구하는 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디모르포스가 멀리서 어떻게 보이는지뿐 아니라 실제로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내부 구조가 어떠한지, 그리고 다트 충돌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이해한다.
브라키나이트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헤라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만약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보통 콘드라이트형’이 아니거나, 그 표면이 더 복잡한 기원을 숨기고 있다면 헤라는 이러한 가정을 직접 검증한다. 이 사실은 소행성이 여전히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How do we know what asteroids are made out of?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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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라이더-스토크스(Ben Rider-Stokes)는 영국 오픈 대학교(The Open University) 아콘드라이트 운석(achondrite meteorites) 박사후 연구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