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작가들이 인공지능(AI) 대체 반대 파업에서 제기한 근본적인 문제는 갈등이 해결된 후에도 여전히 남았다. AI 도입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에 대해 많은 글이 작성되었지만, 여기서 우려하는 것은 AI가 초래할 엄청난 실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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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자본주의 하에서 AI를 적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자본주의가 전 세계 대부분의 현실이기 때문에 AI의 도입은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노동과 생산물을 공유하는 윤리를 따르는 사회, 예를 들어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AI 도입으로 인간의 작업량이 줄어들더라도 이를 고용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의 운영 방식은 노동과 생산물을 공유하는 윤리와는 거리가 멀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각 노동자가 이전에 일했던 시간의 절반만 일하지만 동일한 임금을 받게 되어 여가 시간이 늘어난다. 또는 전체 노동자가 동일한 시간 동안 일하면 생산량이 두 배로 증가하여 임금도 두 배로 증가한다. 따라서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AI의 도입이 노동자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든다.
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 절약형 혁신이 즉시 고용 감소를 동반한다. 비용 절감과 이윤 증대를 위해 50명의 노동자가 즉시 해고되며, 추가 실업률은 노동자의 교섭력을 감소시켜 임금률도 떨어질 것이다. 자본주의 하에서는 노동 절약형 혁신이 실업률을 증가시키고 실질 임금을 감소시켜 노동자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러한 주장은 기계가 노동자들에게 실업을 야기한다고 믿었던 19세기 초 영국의 섬유 노동자 집단인 러다이트(Luddites)의 주장과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러다이트의 주장은 자본주의 때문에 발생한 현상을 기술 탓으로 돌렸기 때문에 틀렸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는 기계 도입이 이윤율을 높이고 총수요를 증가시킨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기계 도입이 단발성일 때만 가능하다. 기계의 도입이 연속적인 과정이라면 과도기적 실업도 연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자본가들은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할 때 투자한다는 것이다. 기계 도입으로 실질 임금이 고정되고 고용이 감소하면 노동자의 소비도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경제의 총 소비가 감소하고 투자가 증가할 이유가 없다. 리카도의 주장은 이론적으로 틀렸으며, 기계 도입이 고용에 해롭다는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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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실업률이 꾸준히 증가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백인 정착지가 있는 온대 지역으로의 대규모 이주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인도와 중국과 같은 열대 식민지와 반식민지의 자본주의 이전 시장에 유럽 상품이 침입하여 현지 장인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이는 실업을 유럽 외부로 수출하는 효과를 낳았다.
오늘날 이러한 안전장치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으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하에서는 국가 지출조차도 자본주의 부문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AI를 대규모로 채택하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 실업 문제에 직면한 것은 작가와 성우만이 아니다. 일반 노동자들 역시 암울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전망이 실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노동자 투쟁이 필요하다.
[번역] 참세상 번역팀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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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바트 파트나익(Prabhat Patnaik)은 인도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이자 정치 평론가다. 1974년부터 2010년 은퇴할 때까지 뉴델리의 자와할랄네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 연구 및 계획 센터에서 가르쳤다. 참세상은 이 글을 동시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