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뽀리뱅이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뽀리뱅이

담 너머로 뜰보리수나무 꽃이 소리 없이 폈다가 간 밤 내린 봄비에 젖어 골목길로 꽃잎을 소복하게 떨구었다. 골목길 여기저기 뽀리뱅이가 한창 꽃 피고 있다. 뽀리뱅이는 보리뱅이라고도 불리는데 보리뱅이가 뽀리뱅이로 바뀐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보리수나무나 뽀리뱅이 이름에는 모두 ‘보리’가 들어가는 셈이 된다. 아마도 두 가지 다 꽃 피는 시기가 보리 농사와 관련이 있을 게다. 요즘 다시 보리밥이 건강식으로, 별미로 인기를 얻어서 보리 심는 데가 늘어나고는 있다지만 보리가 주식이었던 예전과는 비길 수 없다. 3, 4월은 모든 식량이 동나서 보리 수확을 애타게 기다리는 보리 수확 시기였다. 산과 들로 다니며 나무 껍질을 벗기고 나물을 뜯어 연명할 때 뽀리뱅이는 나물 바구니에 담기던 풀이었다. 보리 수확이 시작되어 보릿고개가 끝이 나고 나물 뜯기가 멈출 때쯤 뽀리뱅이는 기다렸다는 듯 길게 꽃대를 내고 다투어 노란 꽃을 피워 냈다. 그러나 삶이 바뀌고, 먹을 게 바뀌면서 뽀리뱅이도 잊혀졌다. 뽀리뱅이는 두해살이풀이다. 이미 지난 해 가을 싹 트고 잎을 내어 방석 식물로 겨울을 난 것이다. 잎을 땅에 바짝 붙이고 자라는 모습이 불상을 얹어

[액트]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4-4

[액트]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4-4

온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투쟁 전술 – 블로깅과 지식 검색 공화당 전당대회에 기간의 반부시/반전 시위는 뉴욕 거리에서 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도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진보적인 온라인 매체들에서는 저마다 뉴욕 곳곳에서 벌어진 거리 투쟁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공화당 전당대회와 부시의 정책들에 대한 다양한 수준의 논평을 담아내었다. 특히 미디어활동가들이 집결한 뉴욕 IMC(독립미디어센터 http://nyc.indymedia.org/) 웹사이트에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매일 10여 개 이상의 논평과 사진, 동영상 기사들이 업데이트 되었고, 미디어 활동가들이 자유롭게 기사를 등록할 수 있어 마치 블로그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 OPEN NEWSWIRE ‘ 페이지에는 7월 초부터 현재까지 관련 글이 1,300여 개나 등록되어 사진과 동영상을 활용한 투쟁 속보부터 다양한 관점에서의 투쟁 후기와 논평까지를 망라하고 있다. IMC 웹사이트에서의 이러한 활동은 수 년 전부터 역사적으로 중요한 투쟁의 국면마다 유의미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면서 공동의 활동을 전개해온 독립영상운동 활동가들의 조직력과 활동력이 기반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투쟁에서는 온라인 매체 중에서도 블로그를 통한 의견 개진과 선전 활동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진보적 성향의 주류 월간지인 ‘네이션( The Nation

[액트]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4-3

[액트]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4-3

RNC, 너 딱 걸렸어~ (NO RNC VIDEO 프로젝트) 지난 호 액트에서도 잠깐 소개했듯이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동안 수많은 비디오 활동가와 저널리스트들이 모여 전당대회는 물론 거리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급진적인 시각에서 보도하고 기록하는 비디오 프로젝트 “Unconventional TV”가 매일 밤 하루에 한 시간씩 전국에 생방송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전당대회가 있기 몇 달 전부터 “NO RNC Video”라는 이름으로 Paper Tiger Television, Independent Media Center, MNN Youth Channel, Big Noise Films, Deep Dish TV, Whispered Media 등이 모여 수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비디오프로젝트를 모색하여 진행됐다. “Unconventional TV”가 뉴욕 맨하탄네이버후드네트워크(MNN)와 프리스피치티비(FSTV), 브루클린커뮤니티액세스텔레비전(BCAT)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것 외에 이들은 또한 많은 비디오, 인쇄매체, 웹, 오디오 프로젝트들도 만들었다. http://www.archive.org/movies/details-db.php?collection=election_2004&collectionid=NoRNCVideo 에 가면 Unconventional TV에 방송되었던 이들의 생생한 비디오 클립들을 볼 수 있다. NO RNC Video는 또한 전국변호사연합(National Lawyers Guild)와 함께 향후 법적 소송사건에서 요긴하게 사용될 지도 모를 방대한 양의 영상자료들을 데이타베이스로 구축해놓았다.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되는 점을 대비해 이들은 경찰들의 불법행위를 포착하거나 나중에 그들의 허위진술을 입증할 증거로 사용될지도

[액트]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4-2

[액트]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4-2

문자메시지로 소통하라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에는 대규모 반부시 집회들이 연일 열렸다. 엄청난 규모와 예산(3만7천명-6억 달러)을 자랑하는 뉴욕 경찰(NYPD)이 공화당 대의원들을 보호하고 집회 참가자들을 교묘하게 막는 가운데, 활동가들은 ‘핸드폰 문자 메시지’의 효과적인 활용을 통해 성공적으로 이합집산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어느 한 순간, 집회참가자들의 핸드폰 메시지 알람이 심포니처럼 울려 퍼진다. “ 천 개의 관 행진 (오른쪽 사진)에 60명 급파 요망.” “경찰이 해럴드 스퀘어에서 시위대를 가로막고 있음. 카메라, 의료팀, 다수의 목격자 필요.” 활동가들은 이러한 메시지를 통해, 어디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경찰의 차단이나 체포가 있을 경우에는 어디가 뚫려 있는지, 어떻게 해야 체포를 피할 수 있는지 등을 알게 된다. 당일의 상황뿐만 아니라 다음날 어디서 무슨 집회가 열리는지, 어떤 집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문자 서비스는 수백만 달러의 치안 예산을 들이는 공권력에 대향하여, 그간에도 대표적인 게릴라 전술로 활용되었지만, 이번에는 자동 정보 라인 (automatic information line) – 행동지침, 경고, 뉴스, 중요한 발표 및 IMC로부터 나오는 속보를 하루 24시간 접할 수

[액트]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4-1

[액트]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4-1

편집자주 지난 9월 초에는 미제국주의를 이끄는 부시군단의 사열식이 있었다. 년말의 대선이라는 전투를 앞둔 공화당 전당대회(RNC, Republican National Convention)가 그것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대 후보를 따돌린 전시효과를 가져온 이 전당대회는 또한, 미디어 활동가에게도 격렬한 전투의 현장이었다. 대회 장 안팎의 반부시/전쟁반대의 진실을 알려내기 위한 그들은 활동은 1999년의 시애틀 WTO 반대 투쟁 이후 업그레이된 대규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이었다. 국내외의 비디오 프로젝트와 액세스, 해적 라디오의 목소리들, 블로그와 걸어 다니는 지식검색, 시위대를 조직한 문자메시지, 그리고 뉴욕 독립미디어센터(IMC) 등은 그야말로 “뉴욕모델”을 창출하였다. 당시의 독립 미디어 활동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보기 위해 ACT!에서도 미디어 활동별로 각 편집위원들(김지현, 김희정, 박진수, 이진행, 지후)이 협력하여 조사하고 그 활동들을 정리하였다. 이 글 자체도 독립 미디어가 그렇듯이 협력 작업으로 기획되고 완성되었다. 뉴욕/뉴욕 : RNC vs 반(反)부시 시위와 독립 미디어의 결집 2001년 9.11 대참사가 일어났던 곳, 바로 뉴욕이다. 그로부터 3년 간 이라크 침략정치로 내달려온 부시정권은 지난 뉴욕의 악몽을 등에 업고 재선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미 공화당 전당대회(RNC)가 열린

[액트] 상업 라디오에서 노동 현장을 듣는다

[액트] 상업 라디오에서 노동 현장을 듣는다

“의류 브랜드 리즈 클레이본을 생산해온 과테말라 자유무역지대 내 공장 2곳에서 지난 2년 동안 지속되어온 투쟁이 마침내 노동자들의 승리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2년 전 1,250여 명의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자 했으나 사측이 용역을 동원하여 조합 지도부를 구타하고 폭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이를 거부해온 바 있습니다… 기나긴 투쟁 끝에 이번 주 마침내 회사가 공식적으로 노동조합을 승인했으며 이로서 사상 처음으로 과테말라 자유무역지대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되었습니다…” (2003년 8월 15일 WINS 헤드라인 뉴스 中). WINS? 오전 8시, 출근길에 만약 당신이 정규 라디오 방송에서 이런 뉴스를 듣게 된다면? 미 전역의 45개 상업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실제로 매일 오전, 오후 출퇴근 시간에 이런 뉴스를 들을 수 있다. 주로 노동현장과 노동조합 소식을 비롯해 정치, 사회적 이슈를 노동자의 시각에서 다룬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WINS는 매일 각 지역에서 노동 관련 이슈를 취합하여 이를 각 지역 상업 방송국에 송출하고 있다. WINS(The Workers Independent News Service), 즉 노동자독립뉴스제작단은 노동자와 노동조합 문제에 초점을 맞춰 뉴스를 생산하는 제작단으로, 대개 주류 미디어의 뉴스가 극적인 사건사고나 전쟁, 각계 핵심인사나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생강나무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생강나무

숲은 아직 겨울옷을 벗지 못하고 겨울잠에 취해 있다. 진달래꽃이 피려면 보름은 기다려야 한다. 잠이 덜 깬 청띠신선나비가 바위에 나와 앉아 날개를 펼치고 햇볕을 쪼이고 있다. 짝을 찾는 박새 소리가 숲을 깨우고 있다. 그 소리에 놀란 듯 생강나무 가지에 노란 꽃이 터지면 비로소 숲 속의 봄은 시작된다. 생강나무는 소박한 나무다. 키도 크지 않고 가지도 촘촘하지 않으니까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에 걸맞게 꽃에는 변변한 꽃잎조차 없다. 그러나 이 골 저 골에서 노랗게 모습을 드러낼 때면 숲은 온통 생강나무 차지가 된다. 등산복 차림을 한 아주머니 한 분이 지나며 ‘생강나무’를 보더니 ‘산수유’라고 한다. 그럴 만도 하다. 이 때쯤 산아래 마을에서는 꽃 모양이 비슷한 ‘산수유’도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꽃을 달고 있는 꽃자루가 길면 ‘산수유’이고, 꽃자루가 거의 없어 그냥 가지에 바짝 붙어 있으면 ‘생강나무’이다. 나무줄기 껍질이 너덜너덜하면 ‘산수유’, 반질반질하면 ‘생강나무’다. 그냥 산에서 피면 대개 ‘생강나무’이고, 마을에서 볼 수 있는 건 ‘산수유’라고 보면 된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나오는데 소박한 꽃과 달리 잎은 제법 공을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냉이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냉이

겨울 추위를 견디며 봄을 준비해온 것들이 있다. 알집이나 고치도 없이 낙엽 밑이나 바위 아래에서 맨 몸으로 겨울을 버텨낸 네발나비와 멧노랑나비 따위 곤충들과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찬바람을 피하면서 태양열 집광판처럼 잎을 펼쳐 좀더 많은 햇볕을 모으려 안간힘 쓰던 로제트 식물이 그것들이다. 이른봄은 이들의 몫이다. 일찍 찾아온 봄기운에 멋모르고 싹을 낸 것들이야 꽃샘추위에 곤욕을 치르지만 겨울 추위를 가로질러온 전사들에게 꽃샘추위쯤은 위협이 되질 못한다. 그늘 진 곳엔 여전히 잔설과 얼음이 그대로 남아 있는 2월초부터 네발나비는 짝을 찾아날고 꽃다지는 노란 꽃을 피워내며 봄의 영토를 넓혀간다. 겨울은 모두에게 위기이지만 이것들은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다. 냉이에게도 참고 견디며 기다려왔던 때가 왔다. 땅바닥에 붙어 있던 잎들이 일제히 일어선다. 꽃을 달고 있는 줄기가 가운데서 쑥쑥 자라 올라온다. 땅속뿌리에 겨울 동안 쌓아왔던 힘을 한꺼번에 토해내듯 자라난다. 겨울을 견뎌낸 대가를 톡톡히 받아 내려면 서둘러야 한다. 밭을 갈아엎고 씨를 뿌리기 전에 냉이는 서둘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를 뿌려야 한다. 들은 한순간 냉이로 덮여버린다. 겨울 동안 준비해온 것을 모르는

[액트] ‘혁명적 사회변화와 미디어운동’의 해명을 위한 몇 가지 질문

[액트] ‘혁명적 사회변화와 미디어운동’의 해명을 위한 몇 가지 질문

지난 수년간 혁명적 사회변화의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 좌파적 이론가나 활동가들에 의해 단편적으로 소개되어왔으며(<노동자의 힘> 등), 2002년 4월의 반 차베스 쿠테타의 3일 천하를 운 좋게도 밀착해 기록한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가 2003년 제7회 노동영화제에서의 상영과 몇 차례 후속 상영을 통해 관심을 불러일으킨 정도였다(김명준, “베네수엘라의 (미디어) 혁명과 반혁명 –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 제6호, 2003년 12월, ; 노동영화제의 영화소개) 물론, ‘이쪽’에서만 베네수엘라의 (혁명적) 상황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있었던 차베스 대통령 소환을 위한 국민투표 사안은 그로 인한 “정치적 불안” 때문에 이라크 및 사우디아라비아 사태와 함께 국제유가 폭등의 원인으로서 국제뉴스란의 한 켠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일부 보수언론을 통해 노무현 정권과 비유되면서 차베스 정부를 한국의 ‘개혁’ 세력 정도로 폄하하며 ‘국민[빈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라는 형식 민주주의의 허점을 도리어 한탄하고 있다(김순덕, “민주주의가 울고 있다”) 강력한 대중운동과 결합하여 격동하는 중남미의 반제국주의 투쟁과 민중 운동 중 가장 주목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혁명적 상황은 이렇듯, 세계 5위의 산유국으로서 석유 공급의 위기와 맞물린

[액트] 미, 공화당전당대회에 대응한 비디오 프로젝트

[액트] 미, 공화당전당대회에 대응한 비디오 프로젝트

A WEEK OF “UNCONVENTIONAL TV” Say No to the Bush Agenda, Say No to U.S. Empire!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보스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 이어 이번에는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8월 29일부터 9월 3일까지 뉴욕시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에 맞춰 IMC(독립미디어센터) 활동가들은 전당대회(Republican National Convention)기간 동안 전당대회는 물론 거리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목소리를 급진적인 시각에서 보도할 전국 생방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Unconventional TV”라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관습을 좇지 않는다는 사전적인 의미 외에도 전당대회(Convention)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최근 중요한 역사적 현장마다 수많은 비디오작가들과 미디어 액티비스트들의 활발한 네트워크 활동을 이끌어내며 대안적 미디어 운동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IMC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국내 안팎에서 많은 참여가 이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해외 참가자들을 위해 마련된 인터내셔널 프로젝트 부문은 세계인들이 미국의 관객들에게 전쟁이나 선거, 또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민중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인터내셔널 프로젝트 [참여 방법] 1. 내용 : IMC는 내용에 관해 자유롭게 열어놓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미 행정부, 현재 미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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