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쉬어야 겨울이다

쉬어야 겨울이다

사시사철 돌아가는 공장과, 낮인지 밤인지 구별할 수 없는 도시의 불빛 때문에 농민에게도, 노동자에게도 쉼이 사라졌습니다. 새벽에 배송한다는 채소를 키우기 위해 농민은 쉬지 못 하고, 이 채소를 배송하기 위해 택배 노동자들은 밤낮이 바뀐 삶을 삽니다. 하루를 쉬면 하루만큼의 일당이 사라지는, 하루를 쉬면 하루만큼의 삶이 팍팍해지는 자본주의 세상 한국에서 쉼은 사치입니다.

병든 밀레니얼, 잠이 오지 않는 밤의 스케치

병든 밀레니얼, 잠이 오지 않는 밤의 스케치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게 된 지 20년 정도 됐다. 이쯤 되면 평범하게 잠들고 깨어나는 일이 어떤 것인지 까먹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약을 먹지 않고 잠을 청하면 잠들더라도 4시간에 한 번씩 깨어난다. 아예 잠들지 못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머릿속이 타닥타닥 타는 것처럼 경련하는 이상한 감각이 들고, 온 우주에 내려앉는 먼지 소리가 다 들린다.

기후변화 말고 체제변화?

기후변화 말고 체제변화?

지금껏 기후운동은 위정자들을 향해 기후 위기를 제대로 인식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체제 위기를 위기로 제대로 인식하라고 요구할 때다. 이를 돕기 위한 우리의 역할은 체제 위기를 가중하기 위해 운동의 역량을 다하는 것이어야 한다.

[연정의 바보같은사랑] “투쟁을 포기하는 건 우리의 삶을 포기하는 것”

[연정의 바보같은사랑] “투쟁을 포기하는 건 우리의 삶을 포기하는 것”

철거민들은 주거문제나 상가세입자 문제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님에도 당사자들이 오롯이 다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는 민주노총 투쟁에 연대갔다가 나온 벌금이나 재판도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했다. 연대하러 오는 이들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철거민 말고는 거의 없다. 삶터와 생계터를 빼앗긴 철거민들이 벌금 앞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은 ‘몸으로 때우는’ 노역과 사회봉사다.

종교, 차별금지법의 리트머스

종교, 차별금지법의 리트머스

13년 만에 겨우 국회의 문턱을 넘을까 기대했던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그나마도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발의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은 종교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그 타협을 위해 만난 이들은 기독교계뿐이었다.

차별과 혐오는 ‘민원’이 아니다

차별과 혐오는 ‘민원’이 아니다

차별과 혐오의 발언과 태도를 하나의 의견처럼 받아들이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는 사라질 수 없다.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임에도, 권리를 파괴하는 행위마저 민주적 토론에서의 반대의견처럼 취급한다. 이런 과정이 결국 국가가 차별을 용인하는 꼴이 되고 혐오 선동 세력의 나쁜 학습만 강화된다. 이것이 국가가, 정치가, 공공영역이 ‘차별과 혐오로 타인의 인권을 박탈하는 요구는 수용하지 않는다’라는 태도를 먼저 보여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시설에 숨긴 0.3%의 한부모 여성들

정부가 시설에 숨긴 0.3%의 한부모 여성들

한부모가족 중 시설에 입소하는 가구는 매우 극소수다. 하지만 한부모가족과 관련한 정책 및 예산은 여전히 시설을 중심으로 집행된다. 한국한부모연합 등에 따르면, 전국의 한부모시설은 122곳. 그곳에 약 1천여 가구의 3099명이 거주하고 있다. 시설 정원대비 입소율은 약 60% 남짓이다. 18세 이하 아동을 양육하는 전체 한부모가구가 38만4천 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시설 입소 인원은 고작 0.3%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혼모는 탄생과 동시에 어머니로서 추방됐다

미혼모는 탄생과 동시에 어머니로서 추방됐다

2019년 출간된 《미혼모의 탄생》 표지엔 ‘추방된 어머니의 역사’라는 구절이 부제처럼 붙어있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근대 한국 사회에서 미혼모는 탄생과 동시에 어머니로서 추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책은 미혼모의 모성을 거세하는 근대 가족 정치 이데올로기와 당대의 사회사업 실천이 맞물려 있음을 여러 자료로 증명한다.

토착 기업이 된 모자원, 비리와 세습의 역사

토착 기업이 된 모자원, 비리와 세습의 역사

모자원 등의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일어나는 비리, 횡령, 인권침해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 전쟁 전후로 우후죽순 생겨났던 복지시설들은 과거 여러 논란과 추문에 휩싸이면서도 정부의 ‘복지 외주화’ 정책에 힘입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국고보조금으로 시설을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이를 가족들에게 고스란히 세습하며, 심지어 기업주나 사업가들에게 매각하기도 한다.

15년간의 내부 고발, “다시 싸워보려 합니다”

15년간의 내부 고발, “다시 싸워보려 합니다”

오선희(65) 씨는 복지시설 운영 재단을 상대로 거침없이 비리 고발을 이어간 내부고발자다. 1999년 입사해 2015년 정년퇴직하기까지 오 씨는 언론, 관계 부처 등에 재단 비리를 폭로한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동안의 탄압을 생각하면 10년 넘게 시설에 남아 문제를 제기한 것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큰 재단을 상대로 싸우는 일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았지만 적게나마 기록으로 남아있고 뒤이어 싸우는 사람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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