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해고자 중엔 상당수의 활동가들이 포함돼 있어 이들의 발목이 묶인다면 장기적으로 노조무력화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반발한 몇몇 해고자들은 개별확약서를 거부하고 해고상태에서 원직복직 투쟁을 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14일에 이어 15일에도 노사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금호타이어 사쪽이 14일 아웃소싱 대상업체 모집 공고를 내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금호타이어지회는 “지회대의원 85명중 49명이 교섭을 재개하라는 서명용지가 지회에 접수 되었다”면서 “모든 조합원의 생각이라 판단하며 교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교섭재개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법정관리까지 가게 된다면 박삼구 회장이 지금처럼 경영권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채권단 역시 상당한 채무 삭감을 감당해야 한다. 반대로 노동자들은 지금보다 더 굴욕적이고 위협적인 구조조정 안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 현재 제시된 안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노사 합의안 부결된 만큼 워크아웃 절차도 중단됐다”며 “노사 협상이 끝나고 노조가 채권단에 구조조정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부결은 잠정합의안에 독소조항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초 잠정합의안이 나왔을 때는 회사가 워크아웃이라는 상황이라 가결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았다. 작년 쌍용차 투쟁에서 정부가 보여준 강경진압도 조합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많았다.
무엇보다 193명의 정리해고 유보로 597명의 단계적인 도급화를 인정한 것은 향후 노조에게도 큰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급전환은 비정규직을 받아들인 것으로 노동자 내부의 위계와 분할을 만든다.
사측의 구조조정안은 기업정상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박삼구 일가의 소유권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안이라 할 수 있다. 현 경영진이 도모하는 것은 채권단과 재벌 일가의 큰 희생 없이 금호타이어를 적당히 그럭저럭 유지하게끔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이사 수는 11명에서 최근 9명으로 줄었는데, 산술적으로 보면 1인당 4천만원을 더 받게 된다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사외이사 1명이 임원진에 추가됐지만 보수한도를 26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무려 4억 원이나 올렸다.
노조는 애초 이번 대의원 대회에서 파업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회사 쪽이 기존 안을 고수하지 않겠다고 밝혀 추가 교섭의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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