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빵] 일어나서는 안될 일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상황이겠지만, 당신이 길을 걷다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해 심각한 신체적 장애를 갖게 됐다고 치자. 그런데, 보험회사는 되려 당신의 책임을 들먹이며 배상할 수 없다고 배째고 나온다. 아니, 한술 더떠 당신이 평생을 바쳐 해오던 일을 경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무직자 취급을 한다. 자, 당신이라면 어떻겠는가.‘미치고 환장할 노릇’ 아니겠는가. 당신이라면, 아니 당신 주변 사람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설마, 보험회사도 ‘소셜 포지션’이 있는데 그렇게까지 하겠냐고? 세상에, 당신같은 선량하고 천진난만한 시민을 위해 친절하게도 보험회사의 ‘소셜 포지션’을 알려주는 회사가 있다. 업계수위를 자랑하며 몇 년째 고객신뢰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그곳의 이름은 삼성화재. 그리고 그런 일을 당한 당신의 이웃은 조각가 故 구본주다. 예술활동경력 불인정 구본주는 2003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등졌다. 배상금 문제로 소송이 시작됐다. 배상책임이 있는 삼성화재와 의견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세 가지. 첫째는 사고의 책임비율, 둘째는 가동연한(정년), 세 번째가 수입산정(일실수입) 등이다. 1심에서는 책임비율 25%, 정년 65세, 일실수입 예술전문가 5-9년 경력 인정 등을 판결받았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