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기사 최종범 열사의 시신이 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지 19일째를 넘어가고 있지만, ‘초일류기업’으로 불리는 ‘삼성’이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노동부가 노조파괴 문건으로 삼성그룹을 조사하고, 삼성전자서비스가 부당노동행위로 협력사를 조사한다지만 정작 삼성의 희생자인 고인과 유가족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앞에서 노동계 열사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렸다. 충남지역 노동계는 13일 저녁 6시30분 삼성전자서비스 천안 두정센터(천안센터)에 모여 전태일 열사와 세원테크 이해남 이현중 열사, 그리고 ‘전태일일 순 없지만 전태일처럼’ 살고자 했던 삼성전자서비스 기사 최종범 열사를 추모하는 자리를 가졌다. 노동자들은 추모제의 마지막 순서로 ‘노동해방’ 글자에 촛불을 붙이며 어깨를 걸고,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최근 각종 전산프로그램과 체계 등을 변경하며 ‘위장도급’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불법 파견을 감추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서비스센터에 협력사 노동자를 ‘위장 도급’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삼성전자서비스 하청노동자 A/S기사들이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교대역에 모여 강남 삼성전자 본사 앞으로 행진하며 “최종범 열사를 살려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하루 앞둔 9일 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이 강남역 삼성전자본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비정규직철폐노동자대회를 마친 금속노조 수도권 노조간부 및 조합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연대단위 등은 오후 10시부터 삼성전자 본관 앞에 집결해 최종범 열사 추모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의 유족들이 삼성의 답변이 있을 때 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종범 열사의 둘째 형인 최종호(36)씨는 “(최종범 열사는) 동생과 같은 처지 또는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당하는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라며 “(삼성은) 본질을 왜곡시키지 말고, 언론에 동생의 죽음을 더 이상 모욕하는 행위를 그만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1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5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134%나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비정규직 노동자 유 모 씨는 9월 임금으로 19만3,840원을 받았다. 임금 지급총액 120만1,451원에서 100만7,610원이 공제된 금액이다.
가을이 죽어가고 있다. 녹색이던 나뭇잎은 엽록소가 파괴되고 붉은색으로 변해간다. 붉은 나뭇잎 이른바 단풍은 파괴의 색깔이자 죽음의 색깔이다. 나뭇잎은 붉게 물들어 죽어 가고 있는데 웬 단풍 행렬이란 말인가. 죽어가는 나뭇잎을 보고 연신 스마트폰을 찍어대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잔인하기까지 하다. 가을의 죽음이 그리도 즐겁단 말인가.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최종범 열사는 둘째 형 최종호(36세) 씨와 둘도 없이 친한 사이였다. 최종호 씨는 동생의 죽음을 왜곡하는 각 종 소식을 접하는 게 낯설 뿐만 아니라 화가 났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갑론을박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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