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는 아들을 잃은 유족의 절규가 메아리친다. 고 김주현씨 유족들이 거대한 삼성 본사와 실랑이를 하며 쏟아내는 목소리다.
하필이면 삼성 광고를 받겠다는데, 긴 할 말이 필요할까 싶었습니다. 그냥 상대 안하면 그만이지 하고 술안주 뒷이야기 몇 번으로 관계를 뚝 끊어버리기에 아쉬운 이유가 몇 가지 되더군요.
“병실에 있으면서 아들이 죽은 후 지나왔던 싸움들, 지나왔던 날들이 똑같은 형태로 되풀이 될 것 같아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각오했던 일들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법도 적용이 안 되고, 대화도 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선택해야 하는 것은 결국 무엇입니까.
연쇄사망과 장시간 노동. 팍스콘의 공개사과와 삼성 모르쇠 대응. 중국의 대책 마련과 \'자유 열람이 가능한\' 취업규칙을 비공개 결정한 대한민국 정부. \"근로조건 개선과 노사 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위해 노동조합이 결성돼야 한다.\" 왕양 당 서기장이 덧붙인 말이다.
지난 1월 3일, 삼성전자 LCD 탕정기숙사에서 여성노동자 박모 씨가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월 11일, 탕정기숙사 남성노동자 고 김주현 씨가 또 한 번의 투신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주간\'이 5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산재사망 등과 관련된 유족들이 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 진입했다 쫓겨났고, 이 과정에서 삼성 투신자살 노동자 고(故) 김주현 씨 부친 김명복 씨가 인근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주간의 둘째 날 6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스물 셋의 나이에 사망한 고 황유미 씨의 기일이기도 하다.
영정을 가슴에 안은 유가족들이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본관이 가까워질수록 침묵이 흐르고 발걸음만 빨라졌다. 유가족들은 회전문을 통해 본관으로 들어가자마자 경비들은 회전문을 제지하고,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방금 유가족이 들어간 본관 안으로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다.
삼성의 취업규칙조차 ‘경영, 영업상의 비밀’로 노동부가 비공개로 결정한 것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납득 어려운 일이다. 뒤집어보면 취업규칙이 공개되면 삼성의 경영과 영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말인데, 대기업 삼성이 취업규칙 공개로 경영 지장? 콧방귀가 날 올 법한 소리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2007년 스물 셋의 나이에 숨진 고(故) 황유미 씨. 황 씨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과 인권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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