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날들은 빛과 어둠이 서로를 향해 물들어가는 혼종의 시간 무렵 / 다양한 색깔들이 마당처럼 어우러지는 축제의 시간 무렵 / 색조 곱게 서로에게 번져가는 시간은 / 하나의 춤에 가깝고 곧 춤의 초록 숲으로 너울지는 이행기가 다가오리니 우리 저물녘 부근에서 만나자
흐르는 것들은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자기결정의 시간이다 / 흐르는 것들은 수초처럼 무성한 대화의 시간이다 /흐르는 것들은 펑퍼짐한 몸짓들이 맷돌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품는 협력의 시간이다 / 흐르는 것들은 어느새 경계 없는 연대의 시간이다
그러나 대한통운을 접수하고 박종태 열사의 꿈을 실현하기에는 전망이 부족했습니다 최후의 공격을 앞두고 머뭇거렸습니다 이 머뭇거림을 기다렸다는 듯이 화물연대 지도부가 재빠르게 도착했습니다 투쟁할 때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던 그들이 고작 한다는 짓은 더 큰 투쟁을 위해 오늘의 투쟁을 무장해제 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죽봉을 든 조합원들은 끝내 스스로의 전망이 되지 못했습니다 등을 보이는 순간, 한 치의 틈도 없이 적들의 창끝이 심장을 찔렀습니다
혁명적사회주의자, 박회송 동지의 전동휠체어가 / 울산시청 광장을 느리게 행진하고 있다 / 장애인 차별에서 철폐로 느리게 행진하고 있다 / 인간적인 삶으로 물들어가는 그의 느린 행진은 / 자본주의를 관통하고 있는 제 5계절이다
치떨리는 경쟁으로 내몰렸던 불법파견노동자들이 다시 손을 잡는다 / 류기혁 열사의 선한 웃음처럼 참 따뜻하다 /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 따뜻한 손에서 따뜻한 손으로 전해지는 새로운 만남 / 이번 생을 걸어볼만 하다 / 따뜻한 손에서 따뜻한 손으로 전해지는 새로운 세계 / 우리는 단결을 더하고 연대를 곱해 평등을 쟁취할 것이다
공장은 노동자의 것이다 우리는 자본의 소유권과 경영권에 과감하게 도전했고 이제 공장의 운명은 무장한 노동자군대의 통제 하에 있다 우리는 모든 문제를 비판과 충분한 토론 속에서 해결할 것이다 직접 결정하고 직접 행동할 것이다 이 세상이 아닌 웃음들로 무장한 쌍용자동차 공장점거파업은 공동체의 산란을 위한 시간이었다
더 이상 과거처럼 못 산다 ... 치명적이다 / 지금 생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 정서적 공감이 풍부한 이행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 우리의 행진은 삶에서 시로 창작되었고 / 노래와 춤에서 끊임없이 운동으로 변주되었으며 / 바람-꽃처럼 공장과 사회로 범람하는 영속혁명이다 / 마침내 우리는 자본주의의 내륙을 타고 봉기로 북상하는 연분홍 진달래 군락, / 꽃피는 총이다
정자 대게를 푸짐하게 먹고 찜질방에서 한 잠 자고 나니 명박氏가 대통령이 되어 있었다 TV 앞에 있던 찜질방의 사람들은 보이콧주의자들이었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 앞에 순응 하고 있었다 “비지니스 프랜들리”를 외치는 명박氏의 뱀눈은 세계공황 위에 세워진 가건물처럼 불안해 보였다
저음의 저녁이 오고 있었다 /야트막한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오래도록 걸었다 / 저물녘 쪽이 온통 평평하다 / 마당처럼 겸손해져라 / 저렇게 아담하게 맞이할 준비를 하는 거다 / 기다리는 것들은 항상 뒤늦게 온다
‘우리 선이 싸우다가 다쳤는데 오빠야가 오늘 회 한 점 사주꾸마’ / 울산과학대 지하 농성장에 빙 둘러 앉아 회에다 술 한 잔 하다가 / 우리 선이 동지 고맙다고 / 내가 노조 하고 나서 조 오빠야 만나고 / 고맙다고 하다가 / 그만 북받쳤는데 / 울다가 웃다가 / 옆에 있던 순남 동지 그 모습을 지켜보며 / 눈이 뻘게 졌는데 / ‘형아 니도 울어뿌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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