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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스탑 크랙다운(DV/color/20분)-'이주노동운동에 대한 기록의 여정'
작품소개
기획의도
"우리는 '베이비 유니온' 이런 말을 하거든요. 지금 이주노동자 운동의 시작 단계잖아요. 초기단계의 운동을 기록하는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이렇게 기록되어서 사회적으로 이주노동자의 문제가 알려지기를 기대하시는 거죠."
'스탑 크랙다운' 문성준 감독 인터뷰
참세상 방송국) '스탑 크랙다운' 제작과정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문성준) 초기에 다큐인에서 이주노동자에 관한 작품을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작년(2002년) 5월에 명동성당 농성에 찾아가서 촬영을 시작하면서 30분에서 60분 남짓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제작 일정이 2003년까지 넘어오게 되면서 계속적으로 다큐인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건데 첫 작품치고는 너무 제작 기간이 길지 않냐 라는 걱정들이 있었죠. 고민이 많아지면서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무렵 인권영화제에서 이주노동자에 관한 프로젝트 영상작업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초기에 다큐인에서 만들고자 하는 내용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저는 그 프로젝트 작업이 전 과정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참여를 했습니다.
참세상 방송국) '스탑 크랙다운'을 통해 핵심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까?
문성준) 핵심적인 주제를 찾기가 힘들었어요, 지금은 7월 31일날, 고용허가제가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정부에서는 이주노동자를 효과적으로 탄압할 수 있는 근거를 하나 마련했잖아요. 그렇지만 그 이전에서는 근거조차 없는 상황이었었습니다. 7월 31일 이전에 이주 노동자들에게 가장 심각했던 것은 언제라도 불법체류자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잡아가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또 고용주들은 이를 이용해서 임금체불, 상습적인 폭력을 휘두르고는 상황이었는데,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지금도 이주노동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단속추방 중단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어라'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결과적으로작품 속에서 뚜렷하게 제도적으로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단속추방의 문제 집중적으로 다룬 것도 아니었고...전반적으로 작년의 상황들이 복잡하게 섞여져서 만들어지게 되었죠. 딱히 하나의 포인트로 가기가 힘들었습니다.
참세상 방송국) '스탑 크랙다운' 중반으로 갈수록 작년에(2002년도)꼬빌, 비두씨가 연행된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두 인물을 중심으로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문성준) 프로젝트 성격상 단편이잖아요. 단편이다 보니깐 인물들에 집중해야지 내용이 전달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에 이주지부(서울경인지역 평등노동조합 이주노동자지부)활동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단편의 조건-시간의 문제 등. 관객들이 집중하기 위해서는 전면으로 내세울 인물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죠. 꼬빌, 비두씨는 작년 투쟁의 상징적인 인물이고, 마석에서는 이주지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집중함으로써 충분히 작년 이주노동자운동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참세상 방송국) 이주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없는 관객들이 보기엔 내용이 쉽게 전달되지는 않습니다. 작품을 만들면서 관객과의 소통을 어떻게 고민했습니까?
문성준)그런 이야기들 많이 들었는데, 일방적이라는 거죠. 저도 그런 한계점은 인정합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출입국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라요. 출입국이 불법이라며 이주노동자 잡아가고 추방하면, 그것은 출입국의 당연한 업무가 아닌가, 그런 생각들을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상황들을 비판하려고 한다면 전제로서 이주노동자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빠져있죠. 사실 제가 '스탑 크랙다운'을 만들면서 관객을 설정 할 때, 이주노동자 문제에 관심이 있거나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들이 무조건 합법적이고 정당하다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차분하고 친절한 설명은 고려하지 않은 거죠.
참세상 방송국) 작품을 만드시면서 약 일년가까이 이주 노동자들을 카메라로 만나셨는데, 촬영을 하면서 이분들과의 소통은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까?
문성준)이주노동자분들이 처음, 촬영을 시작할 때는 심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거부감은 있었어요. 그러나 경찰이 아니고 출입국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만 알게 되면 이주 노동자분들이 호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셨어요. 왜냐면 지금 이주 노동자 상황이 너무 열악하고 힘든데 이것을 기존 미디어에서는 잠깐 알리다가 말고 하니깐... 이주노동자 투쟁을 기록하고 싶다라는 의지를 보이면 무척 반갑게 생각하시는 거죠.
참세상 방송국) '스탑 크랙 다운'을 만들면서 이주노동자운동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문성준) 사실, 이주지부가 설립되기 전 주로 외노협에서 주로 이주노동자문제를 고민했었는데 그분들의 주된 활동은 이주 노동자들과 상담을 하거나, 공장에서 임금체불이 있을 경우, 찾아가 월급을 일부 받게 해주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활동이 주가 되다 보니, 이주노동자를 운동의 주체로 세우는 고민이 별로 없게 되었죠. 그런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자로써의 정체성을 갖지 못한 채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생성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목사님들이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니 주체적인 의지가 키워질 수 없는 거죠. 이런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이주지부의 활동이 시작되었는데 초기단계이니깐 모든 상황들이 힘들었고, 다른 노동자와 연대도 제대로 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올해는 그나마 한국의 노동자들과의 연대가 비교적 잘 이뤄졌는데 이주노동자문제에서 있어서 스스로 투쟁하는 주체가 있다라는 인식을 한국 노동자들이 갖게 되면서 연대가 많아지게 되었던 거죠.
작년 명동성당 농성 끝날 때쯤, 목표로 했던 성과물들은 많지 않고 농성을 했던 분들 중에는 이주지부를 떠나게 된 분도 있고, 자신의 나라로 가는 분들도 계셨어요.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쌓아왔던 주체적인 역량은 소진되는 것 같아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무언가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힘이 될 수는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또 작년 투쟁의 노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적이 있는데 이것을 조정할 수 있는 힘은 이주노동자에게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렇게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었죠. 그러다가 꼬빌, 비두씨 잡혀갔을 땐 그분들이 방글라데시로 가게 되면 이제까지 이주노동자운동의 성정했던 토대들이 무너지게 되는 것 같아서 어서 빨리 이주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참세상 방송국) 개인적으로 촬영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까?
제 자신이 노동운동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작년 5월달부터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작년엔 이주노동자운동 초기 단계라서 이주지부 활동하시는 분들이 공장 일도 못하면서 활동했고, 공장에 다니시는 분들은 퇴근하고 와서 쉬지 않고 친구들하고 새벽까지 토론하고 아침엔 다시 일하러가고 이런 생활들을 반복하셨습니다. 옆에서 보면서 물리적으로도 참 힘든 생활인데 어떻게 활동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분들은 이주지부 활동 자체를 기뻐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하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배울 점이 많았고, 또 이주 노동자분들과 사적으로 많이 친해질 시점에서는 잡혀가고 추방되고 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아직 비두씨도 연행되지 나오지 못한 상태이고...그분들을 보면서 이제 한국에서는 못 보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무척 슬펐습니다.
참세상 방송국) '스탑크랙다운'을 만들고 나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무엇입니까?
문성준) 일단, 핵심적인 주제를 설정해서 그것을 집중적으로 해부하거나 풀어가지 못한 채 전반적으로 나열되었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지점입니다. 이것은 저의 지속적인 한계가 될 수 도 있을 것 같은데...깊이가 부족하거나 친절하게 다루지 못한 것이 아쉽죠. 앞으로는 이런 문제를 처음 접한 사람들도 이해하고, 동조하고, 고민할 수 있는, 그런 영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참세상 방송국) 지금 명동성당에서의 농성투쟁을 촬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문성준) 아직 구체적 것은 없어요. 촬영을 멈추면 안될 것 같아서 일단 촬영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스탑 크랙다운'보다는 길게 만들고 싶고, 내용상으로는 이주지부 활동의 성과와 한계를 다루고 싶은데 어떠한 형식으로 구성될지는 아직 고민중입니다. 아마 핵심적인 포인트는 이주노동자들 스스로가 노동운동의 주체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 같아요.
* 문성준 감독의 '스탑 크랙다운'은 제 7회 서울인권영화제 제작지원작품이며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다룬 옴니버스 영화 <여정>의 프로젝트 작품이다. <여정>은 반복되는 이주의 악순환을 다룬 <이주>(주현숙 감독), 한국 최초의 이주노동자 파업과 이들과 함께한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활동가의 모습을 담은 <동행>(김이찬 감독), 이주노동자 운동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스탑 크랙다운>(문성준 감독), 미얀마 이주노동자가 직접 찍은 <돌아가기 전에>(조니 아웅 감독) 네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 <여정>은 인권영화제(Tel : 02-741-2407)측을 통해 구입 및 대여를 문의할 수 있으며 <스탑 크랙다운>을 개별적으로 구입, 대여하기 위해서는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집단인 다큐인(Tel:02-324-8397)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