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영화협회와 함께하는 온라인독립영화상영관
[다큐멘터리]하지 말아야 될 것들-사내 대장부의 의무가 빚어낸 희극에 대한 비극
작품소개
기획의도
'반뚱 전투에서 대패하고 한계를 절감한 미국은 용병인 남쥬띤(한국) 군인들을 들여왔다. 흉포한 남쥬띤(한국) 군인들은 수천 명을 죽이고 마을을 불태웠다. 1966년 12월 5일 남쥬띤 군대가 서른여섯 명의 주민을 이 자리에 있던 구덩이에 몰아넣고 몰살시켰다. 이 구덩이는 1965년 8월 미군 전투기가 투하한 폭탄에 의해서 생겼다.'
김경만 감독의 다큐멘터리‘하지 말아야 될 것들’의 오프닝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백일섭씨가 등장해 무릇 사내 대장부의 도리에 대한 신성불가침의 명언을 설파한다.
'이른바 사내 대장부라고 존경을 받는 우리가 다른 것은 몰라도 국토를 방위하는 신성한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것은 인격에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4월 이라크 추가파병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파병이라는 화두가 우리의 관심사에서 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김경만 감독은 60년대 박정희 정권 하에서 건강한 남성의 의무로 자리매김한 병역과 베트남의 한 마을에 저주처럼 새겨진 증오비의 역사를 현재로 불러들인다.하늘에 가 닿을 죄악 만대를 기억하리라.
1964년부터 약 8년 4개월 동안 공산주의자 척결을 위해 32만명을 베트남으로 파병했던 우리의 역사 속에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지켜야하는 사내대장부의 의무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유포되었고, 그에 대한 신화는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얼마 전 현역 이등병 신분의 강철민씨가 파병반대를 외치며 복귀를 거부하자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투철하게 실행했던 대한민국 남성들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만든 한 인터넷사이트에(http://peace.gg.gg) 재빨리 집결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실적인 생각은 전혀 못하고 파병반대를 핑계삼아 병역의무를 거부하고도 양심을 운운하다니 다른 군인들은 바보라서 군인의 의무에 충실하고 있다는 게 아니랍니다!!! 파병문제와 군인의 의무도 구분하지 못하고 도대체 뭘 지지하란 겁니까?
김경만 감독은 백일섭씨의 공익광고와 67년도 경남장정왕선발대회, 그리고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의 혁혁한 성과를 보도하는 뉴스의 재료를 적절한 편집의 효과로 2004년도의 현실을 조망하면서 우리에게 야릇한 웃음을 선사한다.
다큐멘터리 후반부, 사운드는 정지되고 화면 안에 펼쳐지는 한국군의 기대 이상의 활약상을 통해 우리는 그 비극의 역사를 웃음으로 마주치게 되지만 침략전쟁을 부인하겠다라는 한 이등병의 신념에 ‘군인의 의무'라는 수식어로 선문답하는 동료 이등병의 절규는 역사에 대한 고찰이 언제나 역사라는 텍스트 안에만 머물렀던 한국 사회의 안타까운 저열함을 상기시켜준다.
전작인 <각하의 만수무강>에서도 보여준 풍자와 희극의 방식에 대해‘희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 비극적인 상황'이 어떻게 주류 미디어를 통해 정당화 되는지를 말하고 싶었다던 감독은 67년도의 베트남전 파병과 2004년도의 이라크 파병의 모습이 지리멸렬하게 닮아 있음을 비극적인 웃음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국익 앞에 봉인된 우리의 두 입술은 오늘날에도'그 희극적일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상황'이 재현,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음과 같은 논리로 결단코 거부하고 있다.
'저는 평화를 사랑하고, 이라크전을 반대하며,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에 분노합니다. 그러나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위대한 애국심을 부디 알아주십시오'
혹시 김경만 감독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이라크 파병이 아니라 역사로부터 얻은 반성과 교훈을 현실에 반영하지 못하는 우리의 단순한 두뇌구조와 베트남전 세대의 빛나는 이데올로기를 반복재생하는 우리의 두 입술이 아닐지, <하늘에 가 닿을 죄악 만대를 기억하리라>라는 증오비의 절규앞에 되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 말아야 될 것들>을 개별적으로 구입,대여하기 위해서는 beckturn@chol.com(김경만)으로 문의하면 된다.
혹시 김경만 감독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이라크 파병이 아니라 역사로부터 얻은 반성과 교훈을 현실에 반영하지 못하는 우리의 단순한 두뇌구조와 베트남전 세대의 빛나는 이데올로기를 반복재생하는 우리의 두 입술이 아닐지, <하늘에 가 닿을 죄악 만대를 기억하리라>라는 증오비의 절규앞에 되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 말아야 될 것들>을 개별적으로 구입,대여하기 위해서는 beckturn@chol.com(김경만)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