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바꿀건 바꿔야 한다

④ 잘못된 ‘행사문화’

교육·수련회·집회…고칠 것 많아

노동조합이 주최하는 교육이나 수련회, 집회도 당초 예정된 시간을 넘겨 시작하기 일쑤다.

특히 교육이나 수련회는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시작부터 한 두 시간 늦어지다 보면 진행에 큰 차질을 빚는다. 노조 행사는 으레껏 늦게 시작한다는 인식 때문에 참가자들이 한 두 시간씩 늦게 오고, 또 그런 사람들을 기다리느라 시작시간이 늦춰지면 시간 맞춰 왔던 사람들 역시 다음부터는 늦게 오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시간과 함께 또 하나의 문제는 ‘술’이다. 숙박행사 때면 진행자들은 늘 ‘술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민주노총 교육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마지막날 저녁에는 공식적으로 술자리를 갖는데도, 그 전에 밖으로 나가 술을 마시거나 사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소수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참가자들은 다음 일정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계속 숙소에서 자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신임간부는 오히려 진행팀에 잘 따라주는데 어느 정도 경력이 붙은 간부들이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이 단위노조대표자수련회를 하면 주요한 방침을 결정하고 조합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도리어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반가움 때문인지 모두 술을 굉장히 많이 마신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는 것 자체보다는 전체 일정에 지장을 주고, 규율을 어지럽히는 과음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교육이나 수련회에서는 일정을 다 채우지 않고 중간에 돌아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다른 급한 일정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계획된 일정에 따르는 것은 참가자 모두가 함께 한 약속이므로 꼭 지켜야하는 건 상식이다.

집회에 대한 지적도 많다. 늘 같은 내용의 연설이 반복되면 참가자들로서는 지루할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 조직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집회 참가자들의 흥미와 결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집회 참석율과 관련해서도 “집회는 늘 조직별 동력을 검토한 끝에 결정되는 만큼 조직별로 참가율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집회가 끝난 뒤 깔고 앉거나 읽고 버린 유인물의 홍수사태는 누누이 지적돼왔다. 심지어 읽히지도 않고 뭉치 째 버려지는 유인물도 간혹 눈에 띠는데, 그 유인물이 모두 노동자들이 모은 돈이나 조합비로 만들어지므로 버려진 유인물을 바라보는 조합원들의 눈길이 곱지 않은 건 당연하다. 읽지도 않은 채 깔고 앉거나 버리는 사람도 문제지만 집회장의 분위기나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유인물을 공중에 뿌리거나 뭉치 째 갖다놓고 책임지지 않는 모습도 바로잡아야 할 행동으로 꼽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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