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내년 총선 때 여야 후보 낙선운동 등 정치활동을 적극화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향후 친노동계 정치인의 입지를 넓혀 궁극적으로 ‘노동자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노총은 이미 지난 97년부터 내부논의를 거쳐 ‘정치세력화’에 합의하고 상설기구까지 만들었으며, 박인상 위원장 스스로 현 정권의 지지 획득 한국 노총의 세 확산 16대 총선 때 20명 이상의 노총 추천 후보 당선 17대 총선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란 청사진을 제시했다. 97년 12월 대통령선거 직전 박 위원장이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선언하면서 ‘정책연합’을 약속한 것은 이런 밑그림 아래서 가능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현 정권이 2년 전의 약속을 파기했다고 판단하고 후보 낙선운동 등 강력한 자구책을 찾기에 이르렀다. 그 방법으로 구상되는 게 낙선 대상 후보 선정과 공표, 각종 토론회에서 특정 후보 비난, 노총 조합원에 대한 낙선운동지침 시달 등이다. 현재 노총은 이와 관련한 각국 사례를 수집하는 작업을 이미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노총이 밝힌 낙선운동이 국내 현실에 비춰 가능한가 하는 점. 현 기환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은 “과거 노동계의 정치활동을 가로막았던 노동조합법 등에서 관련 규정이 삭제돼 장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관위측은 “법 테두리 안에서는 노조의 정치활동을 막을 길이 없지만 낙선운동의 수단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선거 운동 개시 전 낙선운동은 탈법이며, 특히 그런 후보의 명단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해 선관위가 노총이나 전경련의 정치 활동을 상당부분 제한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선관위의 이처럼 강경한 태도는 자칫 노동계와 재계의 탈법을 방조할 경우 각종 이익단체가 벌떼처럼 일어나 정치권에 압력을 가해 정치가 특정 이익단체의 입김에 좌우되는 사태를 미리 방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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