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결정>노조 정치자금 기부금지 위헌 결정

[판 례 명] 노조정치자금 기부금지 위헌결정

[사건번호] 95헌마154

[선 고 일] 1999.11.25

사 건 : 노동조합법 제12조 등 위헌확인

청구인 : 한성종합산업주식회사 노동조합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5

대표자 위원장 김건남

위 청구인 대리인 변호사 박인제, 이오영, 김진국, 이원재, 이찬진

<주문>

1.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1990.12.31 법률 제3302호로 제정) 제12조제5호는 헌

법에 위반된다.

2. 노동조합법(1997. 3.13 법률 제5310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2조, 공직선

거 및 선거부정방지법(1994. 3.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 1995. 5.10 법률 제

4949호로 개정) 제10조 제1항 제2호, 제81조 제1항 제3호 및 제87조에 대한 심

판청구는 이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줄거리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줄거리

청구인은 한성종합산업주식회사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1995.4.6 설

립된 신설노동조합이다. 청구인은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노동조합법 제

12조, 노동조합은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한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5호 노동조합의 요건으로서 ‘자주성’을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에게

요구되는 ‘자주성’은 엄격한 정치적 중립이나 종교적 또는 세계관적 관점에서의

중립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적인 측면에서 조직상의 독립과 법적 측면에

서 의사결정구조의 자주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적·경제적으로 같은 상황에 있고 정치적으로 같은 목적을 추구

하는 노동자들이 그들의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그들의

자유의사에 근거하여 그들의 지도원칙에 따라 노조활동을 함으로써 국민의 정치

적 의사형성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노동단체의 자주성과는 직접

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인 ‘노동단체의 정치화 방지’나 ‘노

동단체 재정의 부실우려’는 헌법상 보장된 정치적 자유의 의미에 비추어 입법자

가 헌법상 추구할 수 있는 정당한 입법목적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설사 이러한 입법목적 중 일부가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

회세력 누구나가 자유롭게 참여해야 할 정치의사형성과정과 정당한 이익조정과

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본권

침해의 효과는 매우 중대하다. 이에 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하여 달성하

려는 ‘공익 노동단체 재정의 부실 우려’의 비중은 상당히 작다고 판단된다. 따

라서 노동단체의 기부제한을 정당화하는 중대한 공익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

정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평등권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지

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곧 평등권

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 차별대우가 헌법적 정당성을 갖지 못하는 경우, 즉

자의적인 경우에만 평등권에 위반된다.

민주주의에서 사회단체가 국민의 정치의사형성과정에 있어서 가지는 의미와

기능의 관점에서 본다면, 노동단체는 다른 사회단체와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서 같게 취급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다른 이익단체, 특히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업이나 사용자단체의 정치헌금을 허용하면서 유독 노동단체

에게만 정치자금의 기부를 금지한 것은 노동단체로 하여금 정당에 영향력을 행

사할 수 있는 정치활동의 영역을 다른 사회단체와 달리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노동단체는 다른 사회단체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모든 중요한 이익을 고

려하고 이익조정에 이르기 위하여 다양한 사회세력간의 경쟁과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단체라는 점에서, 노동단체와 정치자금의 기부를 할 수

있는 다른 단체 사이에는 정치활동의 제한에 있어서 차별을 정당화할만한 본질

적인 차이가 존재하지도 아니하다. 따라서 다른 단체, 특히 사용자 및 사용자단

체와의 관계에서 노동단체를 정치활동에 있어서 합리적 인 이유없이 차별하는

이 사건 법류조항은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노동조합법 제12조,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

법 제10조 제1항 제2호, 제81조 제1항 제3호 및 제87조에 대한 청구부분은 권리

보호이익을 결여하여 각하하고,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5호는 청구인의

결사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평등원칙에도 위반되는 위헌적

인 규정이므로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 처] 헌법재판소

[발 행 일] 1999.11.26

[발 행 처]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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