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세기말돈열풍] 신자유주의 채찍 속 사느냐 죽느냐
`싸워라, 이겨라, 지면 죽는다.’
최근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무한경쟁 이데올로기의 정체는 이른 바 `신자유
주의’다. 효율과 경쟁을 최우선시하는 이 사상은 아이 엠에프를 거치며 급속도
로 확산됐다. 직장인들에겐 `경쟁력'(too l)과 `몸값'(reward)으로 표현된다.
“어쨌든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은 `돈’과 `실속’을 제외한 모 든 가치를
관념과 허례로 치부해 버리는 앙상한 지적토대를 낳고 있다. 교보문고에는 올
해 최초로 경제-경영서가 도서분야별 점유 율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는 컴퓨
터와 외국어다.
신자유주의로부터 파생되는 또다른 현상 하나는, 현상태를 늘 ` 과정’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에 서 오늘날의 사회를 `과
정의 시대’라고 말했다. 이제 직장은 단순 한 `과정’일 뿐이다. 인간복제가 눈
앞에 다가와 이젠 삶마저도 완 결적이기보다는, 과정으로 인식되는 패러다임의
혼돈에 부딪치고 있다. 현상에 안주할 수 없게 만든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주
의 발 달 촉매구실을 할 수도 있지만, 소수만 살아남고 다수는 전락하는 대 80의 사회’로 귀결될 가능성도 크다. `직업은 천직’이라 는 캘빈의 프로테
스탄티즘이 직업충실도를 통한 기술발전에 상당 한 공헌을 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최소한의 `장인정신’마저 허물 어뜨려 오히려 경쟁력 저하의 요인이 될 수
도 있다.
신자유주의의 귀결은 개인들에겐 부의 양극화와 홉스식 `만인의 만인에 대
한 투쟁’과도 같은 지친 일상의 연장이 될 수 있다. 개 체화된 1999년 한국인
들은 지금 새로운 체계에 남보다 빨리 적응 하느라 바쁘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 99년12월21일18시45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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