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국민기자석] 양심수 차라리 계속 가둬라

김영삼정권 시절에 통일운동을 하다 수배된 노동자다. 지난 19일 민주화실

천가족운동협의회 주최의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서 어머니를 만났

다. 4년여의 시간은 소시민이었던 어머니를 민가협 어머니로 만들었고, 그 모

습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였다.

어머니는 지난 17일 민가협 회원등과 함께 청와대 오찬에 초청을 받아 `수

배해제’의 약속을 받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 자진출두일을 이틀 앞

두고 정작 아들의 이름은 빠져 있음을 알았 다. 어머니는 애절한 눈빛으로 아

무말 없이 내 손을 보듬어 주셨 다. 꼬깃꼬깃 접혀진 만원짜리 두장을 내 손에

쥐어주신 어머니는 어색한 헤어짐이 있은 뒤 민가협 어머님들과 함께 무대 위

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셨다. 그때 나는 보았다. 어머니의 눈 물을,

어머니의 분노를…. 기만하지 말라. 더이상 이땅의 민중들 , 어머니들을 기만

하지 말라! 차라리 계속 양심수들을 가둬두고, 수배의 족쇄를 걸고 길거리로

내몰아라! 그리고 더이상 인권 대 통령이란 말을 하지 말라! 무슨 기념일만 되

면 떠들어대는 양심수 석방, 수배해제 등의 말들. 번번히 속으면서도 이번 만

큼은 약간 기대를 해본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원망스럽다. 주어진 환

경과 처지가 어떠하든 감옥에서, 길거리에서 잊지 않고 통일이 되 는 그날까지

싸워나갈 것을 다시한번 다짐해 본다.

신동훈/수배노동자

◐ 99년12월22일20시51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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