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가 만들어지고 있다.”

환경단체들과 일부 과학자들은 22일 현재까지 비공식 집계로만 3만명 이상이 사망한 베네수엘라 홍수피해가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예고된 `세기말 인재’라는 지적이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2일 “20세기 최악의 기상이변은 대부분 세기말에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다. 물론 베네수엘라를 황폐화시킨 허리케인 미치로 인한 대홍수가 대표적인 사례지만 이는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도 허리케인 미치가 온두라스와 니카라과를 덮쳐 1만1천여명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아시아에선 양쯔강이 범람하는 대홍수가 있었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91년 방글라데시의 사이클론 02B는 13만8천명이라는 엄청난 인명을 앗아갔다.

미국에서도 날씨와 관련된 5대 사건이 모두 90년대에 발생했다. 92년 미국 남동부에 허리케인 앤드류가 할퀴고 지나가며 `최악의 허리케인 피해기록’를 남겼다. 99년 5월에 발생한 오클라호마/캔사스 토네이도가 남긴 피해로 복구비만 25억달러가 쓰였다. 또 93년에는 중서부에서 역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그러면 이런 `세기말 자연재해’의 원인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환경단체와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간 삶의 변화가 자연 생태계의 왜곡을 부채질한 결과라는 데 어느 정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0년간 크게 변한 것은 주거 등 사람들의 삶의 방식 뿐이라고 말한다. 해안가에 몰리는 대규모 주거단지, 무분별한 삼림 훼손 등이 환경을 파괴하고 그것이 기상이상 등을 발생시키거나, 발생했을 때 피해규모를 더 크게 만든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재앙이 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경제정책의 실패 등은 인구의 도시집중을 초래했다. 약 3백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수도 카라카스 인근 산간지대에 몰려와 산허리를 둘러싼 거대 빈민촌을 형성했다. 무차별적인 삼림 벌채가 뒤따랐다. 대홍수에 따른 산악지역의 산사태가 수만명의 주민들을 휩쓸어 덮어버린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과학자들은 이런 `만들어지는 재난의 악순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지난 몇년 사이 기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달 미국 48개 주의 11월 날씨는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전세계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다는 온난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은 해수면온도를 상승시켜 `물순환’의 변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미국 보험업계의 통계도 있다. 90년대 들어 물과 관련된 자연재해로 지급된 보험금은 약 92억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80년대보다 무려 4배가 늘어난 액수다. 결국 지난 100년동안 진행돼온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보존에 대한 무관심이 `세기말 인재’를 만들어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김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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