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이는 민주노조 바람

하역노동자들 민주노총 운송하역노조 지부 결성

지난 12월10일 부산항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PECT) 노동자 4백여명과 우암컨테이너터미널(UTC) 노동자 1백30여명이 화물연맹 산하 전국운송하역노조(위원장 김종인) 소속지부를 결성하고 15일 감만부두 앞에서 조합원, 지역노동자 등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부결성보고대회를 가졌다. 한번도 외쳐보지 못한 ‘단결’ ‘투쟁’, 아직은 낯선 노동가요, 집회와 행진, 이 모두가 처음이요 생소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 열기는 부두전체를 떠나보낼 듯했다.

항만하역은 그 동안 한국노총 항운노조가 노무 공급권까지 가진 유일노조였으나, 민주노총에도 운송하역노조에 신선대와 우암, 두 개 지부가 새로 들어선 것이다. 이로써 운송하역노동자의 권리확보를 위한 경쟁이 일고, 그 속에서 민주노조의 바람도 거셀 전망이다.

지부결성 뒤 현장도 달라졌다. 그냥 ‘하역노가다쟁이’였던 동료가 손을 높이들어 ‘단결’을 외치고, 마주 오는 동료 또한 ‘투쟁’으로 답하는 출근길. 매일 점심시간에는 모두가 모여 노조인정, 교섭촉구 집회를 가진다. 부두가 ‘해방구’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제시대와 전평시절 노동운동의 핵심이었던 부두노동자들의 자랑스런 전통이 민주노총 운송하역노조로 계승되는 현장이라 할 만하다.

97년 추운 겨울, 노동법개정 총파업이 전국을 흔들 때 화물운송노동자들은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고 외쳤다. 그 힘은 부산을 멈추기에 충분했고, 화물노련이 운송하역노동자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들은 말한다. “우리는 항운노조와 대립하려는 게 아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조합원들의 권익향상에 앞장설 것이다”고. 운송하역노조는 이제 첫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하역노동자들의 권익향상은 물론,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추는’ 위력을 제대로 보여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임미경/부산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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