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발] KBS노보 보도국 내부고발
`나는 살고 싶다.’ 수전 헤이워드가 남편 살해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
하게 사형당하는 이야기를 그린 고전영화의 제목이다.
최근 한국방송공사 노동조합(위원장 현상윤) 노보에 절규에 가까 운 영화제
목 못지 않은 충격적인 제목의 내부비판이 실렸다.
`나는 고발한다, 케이비에스 보도국을’이란 제목의 이 고백은 보 도국의 개
혁을 바라는 젊은 기자 명의로 실렸다. 이 글은 “최근 들어 보도국에서는 아
주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발바 닥에 땀이 나게 뛰고, 때로는 보도
국 고위 간부들의 말도 안되는 욕을 먹어가면서 만든 괜찮은 물건들이 시청자
들에게는 아예 전 달되지 않거나 9시뉴스가 아닌 다른 뉴스 시간에 슬쩍 끼워
넣기 식으로 나간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이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들었다.
△지난 9월초 서울 강북지역에 신축중인 1200여가구 규모의 아파 트 단지에
서 쓰레기 침출수가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을 취재해 부 장까지 거쳤으나 9시
뉴스가 아닌 아침뉴스광장에 나갔다.
△한국통신이 불법으로 폐기물을 땅에 묻은 현장을 확인해 취재 했으나
“연말 밀레니엄 특집관계, 특히 해외출장 등으로 위성사 용에 한국통신의 협
조가 필요하니 화끈하게 한번 봐주자”는 부장 의 말로 보도하지 못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재개발지구를 둘러싼 특혜의혹을 취재했으 나 9시뉴스
에 나가지 않았으며 이에 카메라 취재부 기자가 기자협 회 지회장에게 경위를
알아봐달라고 요청한 끝에 1주일 정도 지나 고서야 아침뉴스광장을 통해 전달
됐다.
△금감위가 특별조사에 나선 결과 엘지그룹 금융회사끼리 부당 지원하거나
부실을 은폐해 가입고객들에게 러났으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보도되지 않 았다. △지난 9월말 석탄 11만t을 싣
고 가던 현대상선의 대형 화 물선이 황금 어장으로 꼽히는 서해 천수만 일대에
좌초해 엄청난 양의 석탄이 유출됐다는 어민 제보를 받고 한 취재로, 보도를
전 제로 각서를 써준 뒤 비디오테이프까지 입수했으나 불방조짐을 보 이자 `
보도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저항’한 끝에 보도 됐다.
이와 관련해 홍성규 보도국장은 “사실이 아니거니와 기자협회 지회에서도
운영위원회를 열어 상당부분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고 있
다”며 “9시뉴스 또는 아침광장으로 보도되 느냐 는 편집의 중요도나 그날 뉴
스의 양에 따라 고려되는 것이지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
다. 박선규 기자협회 지회장도 “일부 고려할 부분이 있지만 몇달 전 보도된
적이 있어 서 누락됐거나 취재내용이 함량미달이어서 빠진 것이 있다”며 “
노조에 정확하지 못한 글을 실은 데 대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성안 노보 편집국장은 “원래 문제가 된 사례는 더 있으나 이
글을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박근애 기자 pgaroot@hani.co.kr
◐ 99년12월27일20시57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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