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부동산 시장에 초국적 자본이 몰려온다
초국적 자본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도 주식시장처럼 주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업공사가 12월 9일 법정관리 화의기업의 대출 채권 부동산을 재구성해
파는 일반 담보부채권 3차 분을 국제입찰한 결과 모건스탠리 등에게 4393억 원
에 낙찰되었다.
외국인의 국내 대형 빌딩 매입도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최근 서울 현대중공
업 사옥이 미국계 RDC에 1250억 원에, 한빛은행 본점 건물이 미국계 SGC에 1200
억 원대에 팔렸다. SGC는 지난 8월 에 사들였다. 한국휴렛패커드는 지난 7월 여의도 고려파이낸스 빌딩을 700억 원
대에 매입했다.
외국인 토지 매입도 꾸준히 늘어나, 지난 9월말 현재 외국인 보유 토지는
2318만 평으로 부동산시장 개방 직전인 지난해 6월말(1300만 평)보다 1천만 평
이 늘어났다.
이러한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는 속에 외국 부동산 회사들도 대거 몰려오고 있
다. 초기에는 빌딩관리, 사무실임대 등 손쉬운 일에 치중하던 이들은 최근엔 부
가가치가 높은 개발사업에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종합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쿠시먼 & 웨이크필드
(C&W)는 9월 서울에 사무실을 열었다. 미국계인 CB리처드 엘리스 사 역시 최근
토지공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토지공사 소유의 기업, 개발토지 등을 개발해 외국
에 파는 일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서울 근교에 외국인 전용 아파트를 지어 해
외동포, 주한 외국인들에게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제주도 연동지구 상업
용지에 호텔을 짓는 개발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또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국제입
찰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빌딩의 매입, 임대,
관리 서비스도 겸하고 있다. 지난 2월 진출한 토털 컴퍼니스(미국계)도 한국감
정원과 외국인 부동산투자 유치와 관련한 업무제휴를 맺었다. 홍콩계인 BHP코리
아는 경기 지방공사와 손잡고 가평의 축령산 개발 안과 외자유치 방안 및 마케
팅 전략을 만들었다. 또 서울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 내 수익시설의 경제성
분석 인천 용유, 무의도 관광단지 사업타당성 분석 잠실 갤러리아 백화점
개발방안을 제시하는 등 부동산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지난 5월 진
출한 미국계 커니벅 코리아도 국내 부동산 매각, 개발과 관련한 컨설팅을 수행
하고 있으며 성업공사와 제휴해 부실채권의 해외 매각을 주선하고 있다.
외국업체들은 공시지가나 건축비 등 원가 중심으로 값을 따지는 국내 부동산
가격산정 방식 대신,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수익환원법 등 수익성 위주 평가 방
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빌딩 거래에서 리스백(일단 매각한 뒤 임
대해 사용하다가 다시 사들이는) 방식 등 수익성 중심 거래방식이 자리 잡아가
고 있다. 국내 부동산 업계의 한 대표는 “소액 개별 분산 거래로 외국인의 접근
이 어려운 주택시장을 제외한 인들이 큰 거래를 성사시키고 시장 기준을 형성하는 등 외국인 주도 장세가 시
작됐다”고 말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부동산 시장 잠식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이에 맞서 대형화하고 유
사 기능을 합병하고 있다. 예컨대 ㈜리얼티 브레인 그룹은 외국계 업체의 시장
잠식에 맞서기 위해 설립된 국내 최대의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이다. 또 부동
산 서브와 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도 외국 업체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컨설
팅·매매업 등 유사 기능을 합병했다.
IMF 신탁통치 2년을 경과하면서 초국적 자본이 이제 부동산 시장에도 적극 뛰
어들며 부동산 시장이 초국적 자본에게 급격히 잠식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이미 부동산시장을 전면 개방할 때부터 예상했던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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