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영상②

‘카든노’가 이끄는 영상혁명

김명준/노동자뉴스제작단 대표

언제부턴가 노동자의 집회장에는 정체불명의 비디오 카메라들이 벌떼처럼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로 카메라를 든 노동자들(카든노?)이다. 10년전만 하더라도 상상조차하기 힘들었지만, 이제 노동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삶과 투쟁을 기록하는 것은 전혀 특별한 사건이 아니게 돼버린 것이다.

비록 아직도 많은 한계가 있지만 활동의 성과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한 중소규모 사업장의 예를 들어보자.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영상활동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 노조의 열성적인 간부 한 분은 시간을 쪼개서 조합의 역사를 기록하고 편집해서 신규 조합원 교육용 비디오를 제작했다. 이 비디오는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딱딱한 교육에 지쳐있던 신규 조합원들은 선배 조합원들의 고민과 투쟁이 생생하게 담긴 비디오를 보며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던 교육자료집을 다시 들춰보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된 뒤로는 한 발 더 나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선배 조합원들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혹시 그 비디오에서 열심히 투쟁하시던 그 분 아닌가요?”.

영상이 모든 것을 포착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만은 분명 사실이다.

문제는 21세기의 화두가 되고 있는 영상 이미지를 둘러싼 전투에서 노동자 계급은 과연 어떤 태도와 어떤 실천을 할거냐는 것이다. 도대체 이 카든노들의 활동은 어떻게 강화될 수 있을 것이며, 카든노들의 작은 활동 하나하나가 모래알이 아니라 큰 물결을 이루어 세상을 변혁하는 무기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디지틀 시대의 노동자 TV 전략을 차근차근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