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계약서’를 아시나요?
계약직노동자에겐 현대판 노비문서
사용자 책임 벗어나려는 억지…’근로계약’ 채결이 최종 목표
재능교사들의 기본적인 업무는 회사가 지정한 과목의 학습시스템을 공급받아 회원인 학생을 주1회 방문해 교육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교사의 초임수당(회사는 이를 ‘위탁수수료’라 부른다) 지급율은 회비의 36%다. 교사가 새로 확보한 학습지회원에서 그만둔 회원을 뺀 ‘누계순증’에 따라 지급률이 올라간다. 맨처음 회사와 교사는 ‘근로계약서’ 대신에 ‘위탁계약서’를 작성한다. 위탁계약서에는 업무의 핵심내용과 수당의 지급기준을 기록한다. 때문에 위탁계약서의 내용은 교사들의 업무와 임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같은 위탁계약은 결국 회사와 교사가 고용관계에 있지 않음을 강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는 결국 노동관계법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짜낸 제도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재능교육교사노조는 지난해 11월29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위탁계약서의 폐지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를 관철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5개 독소조항을 없애고, 단체협약과 연계할 수 있는 조항을 확보한 것은 성과로 꼽힌다.
1월10일 노사는 위탁계약서식에서 ‘휴회제도’와 1백50만원의 관리예치금 제도를 삭제하기로 합의했다. 회사가 임의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분쟁이 생겼을 경우 관할법원을 서울지법으로 한정한 조항, 교사가 퇴직할 때 인수인계기간을 무기한으로 정한 조항 또한 삭제됐다. 또 적정관리과목수도 1백50과목에서 1백~1백80과목으로 조정됐다. 이밖에 교통비를 지급토록 명문화했다.
회사와 교사간에 분쟁이 생겼을 경우 업무지침에 따르고, 업무지침은 노사간의 단체협약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회사는 뒤늦게 이 대목을 문제삼고 나서 최종확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의 최종목표는 물론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지만, 노조는 이번 위탁계약서식의 개선으로 투쟁의 교두보가 마련됐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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