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동네의원 살길 막막" 반발 ■
(해설) 의사들의 조직된 행동이 심심치않게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이전에 찾아보기 어려운 일들이 아닐 수 없다. 의약분업에 따른 수가
보정이 동네의원인 1차의료기관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는 제
약자본과 거대의료자본의 이해에 희생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에 결성된 의사단체들이 주장하는 ‘국민건강을 위한 주장’이 이기
적 요구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체계의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진데 지금 와서 집단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동네의원, 1차의료기관을 활성화하는 것에 동의할 수 있다. 또한 새로 결성된
일부 의사단체의 요구도 무조건 자신의 이득만을 위한 다고 몰아세울 수만은
없다.
다만 주장에 있어 진정 ‘국민의 건강할 권리’가 자신들의 주장에 근거인지 자
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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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생존권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빠진… 자폭하는 한이 있더라도… 결사투쟁
할 것을 다짐합니다.” 지난 8일 긴급소집된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
에서 의약분업에 대한 대처의 전권을 위임받은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가 의협 회원들에게 공표한 내용이다.
의쟁투의 `결의’는 임시대의원총회가 현직 의협 회장을 `동네의원’들의 경영난
을 초래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의협 역사상 최초로 불신임해 중도퇴진시킨 직
후 나와 자못 비장함을 더했다.
지난해 11월15일 의료보험약가 30.7% 인하와 의보수가 9% 인상 조처가 단행된
뒤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한 의료계의 반발은 같은달 3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전국 개업의사 등 2만여명의 대규모 집회로 폭발했고, 올들어 의협 회장 불명
예 퇴진과 의쟁투의 전면 부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장충체육관 집회 당시의 의협 집행부는 “정부의 의약분업안이 약사의 임의조
제를 막는 데 미흡하다”면서 약사법 개정안에 약사의 임의조제를 근절할 수
있는 내용을 반영시키는 것을 주요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집회 직전 국회에서 약사법 21조 4항이 개정돼 약사의 임의조제 근절의
법적 근거가 명문화됨에 따라 의협 집행부가 의도했던 집회의 명분이 사라져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개업의들은 법적 장치 마련만으로 약사의 임의조제 근절이 가능한지에
대해 계속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의보약가 대폭 인하로 경영난을 겪게 됐다며
약가마진 제거와 의약품 실거래가상환제를 전제로 한 의약분업 자체에 큰 불만
을 표시해왔다.
한겨레>가 11일 단독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의보수가 조정에 따른 1차 진료기관
예상손익’ 자료는 개업의들의 이런 불만이 과장된 것만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
다.
우선 전국 2206개 내과의원은 1곳당 월평균 264만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이
자료는 분석하고 있다.
이는 인건비 등 제반경비를 제외하고 월 500만원 정도의 순수입을 올리던 내과
개업의가 하루 아침에 순수익의 절반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배경은 우선 복지부의 졸속 행정과 의협 집행부의 이
한 대처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의보약가를 30.7% 인하해 절감되는 의
보재정 9천억원을 의보수가 인상에 충당함으로써 약가마진 제로화에 따른 의료
계의 경영수지 악화의 우려를 해소하려 했다.
그러나 약가 인하와 수가 인상의 경제적 효과를 의원급 1차 진료기관에서 병
원, 3차 진료기관에 이르기까지 적절하게 배분하는 데 실패해 대다수 `동네의
원’들의 경영난을 초래하게 됐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유리한 쪽으로 수가
가 조정됐다는 것이다.
의협 집행부 역시 이번 약가 인하의 근거가 된 98년도 4/4분기 의료기관의 의
약품 실거래가 조사 때 실거래가의 정확한 실태를 드러내지 않아 화를 자초했
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약가를 충분히 내려 수가 인상 재원을 9천억원 이상 확보해
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참여연대는 실지 표본조
사를 통해 의료기관의 약가마진 규모를 1조2800억원으로 추산했다. 즉 약가를
40~50% 정도는 내려야 현실에 맞다는 것이었다.
결국 의협 집행부 스스로 1조2800억원과 9천억원의 차액인 3800억원이 수가 인
상 재원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제약회사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흘러가게
만든 셈이다. (한겨레 1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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