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사건 처리의 전말

징계 발효 불구 처리엔 이견남아

투명한 처리로 도덕성견지·재발방지엔 공감

“동지적 애정 발휘”-“더욱 엄중한 문책” 갈려

2년여를 끌어오던 재정위원회 주식투자 사건이 중앙위원회의 관련자 징계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그것이 최종마무리를 뜻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는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한 당사자 정권 6개월의 징계에 대해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승인건을 심의하던 중 정족수가 모자라 안건처리 자체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재정위 사건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처리하자는 데 뜻을 같이하고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의원대회에서 대중적 합의 속에 마무리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14일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처리건을 다루다 18일 다시 속개했다. 중앙위는 조사단이 제출한 보고서에 근거해 당사자인 김영대 부위원장(당시 사무총장)과 채운석 당시 재정위원장에 대해 정권 6개월을 의결했다. 물론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징계 절차와 양정에 관해 논란을 거듭한 게 사실이다. “이번 사건의 투명한 처리를 통해 차후에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큰 원칙에는 대체적으로 공감했으나 “당시 민주노총 재정사업은 황무지를 개척하는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동지적 애정을 갖고 당시 조건을 고려하자는 주장과 “단위노조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만일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탄핵감”이라며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됐다.

곧바로 열린 대의원대회에서도 사건처리 승인건을 다루며 논란이 계속됐다. 그러나 승인여부만 결정할 것인지, 징계양정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것인지 처리절차에 관한 논의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와중에 정족수 미달이 확인되면서 결국 안건처리가 무산되고 말았다. 이처럼 처리절차에 관한 논의가 치열했던 것은 ‘정권 6개월’이라는 양정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너무 지나치다거나 미흡하다는 상반된 견해를 가진 대의원들이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만은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정서적 공감대가 컸던 탓에 회의가 끝난 뒤 한동안 계속된 간담회에서는 “더 끌어봤자 득될 게 없으니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다시 다루지 말자”는 의견과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정기대의원대회를 속개해 안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한편에서는 “민주노총의 도덕성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므로 당사자가 운동의 정신에 입각해 스스로 사퇴하도록 권고하는 결의를 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사건 처리방식과 관련해 민주노총의 도덕성을 지키고, 이후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다수가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는 다양한 견해가 제출됨으로써 결국 말끔한 처리는 다시 조직의 몫으로 남겨지게 됐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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