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간부 보수정당 참여 안된다

민주노총 정치행동 관련 결의, “민주노동당이 대안”

민주노총이 그동안 숱한 비난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낳았던 일부 전직 간부의 여권신당(새천년민주당) 입당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정했다.

민주노총은 18일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 주요간부의 정치행동에 대한 입장과 결의’를 채택해 신당참여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결의는 애초 배석범 전 위원장직무대행의 여권신당행(<노동과 세계> 80호. 1999년 11월19일) 직후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각종 의결기구가 잇따른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면서 이번에야 결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 결의에 따르면 여권신당은 참여인사의 면면과 하향식 조직방식, 자민련과의 합당추진 등에 비추어 노동자·민중의 이해와는 거리가 먼, 국민회의보다 더 보수적인 정당이라는 것이다. 개혁성향의 인사가 일부 참여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수적 본질을 가리기 위한 ‘구색갖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민주노총의 시각이다. 따라서 신당참여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성을 찾기 어렵고 일부 전직간부의 신당참여는 민주노총의 조직적 방침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의 이같은 방침은 표면상 새천년민주당을 겨냥하고 있지만 그것은 전직 간부들이 이 당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새천년민주당 뿐만아니라 다른 보수정당에 참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이 결의의 기본정신이다. 그것은 기존정치권이 전근대성과 보수성에 뿌리박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이들 보수정당은 지역할거와 당리당략에 따른 이전투구 등 비민주적 붕당구조에서 비롯된 근원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민주노총 조합원에게는 정치적 자유, 정당가입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주요간부의 경우 신중한 판단과 행보가 요청된다. 주요간부의 신당참여는 ‘민주노총에서의 활동경력’ 자체가 이른바 영입의 근거가 되고, 그 결과는 민주노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노총 중앙과 연맹, 지역본부의 주요간부는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에 충실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무엇인가. 민주노총의 핵심과제를 정리해 놓은 강령 2항은 ‘우리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실현하고…’라 명시돼 있다. 즉 노동자·민중의 이해에 충실한 정치세력을 정치권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 방침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가칭)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가칭)이 노동자·민중의 믿음직한 정치적 희망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간부들이 앞장서 힘과 지혜를 모을 것을 결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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