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김대중 대통령은 “앞으로 공기업 구조조정 등 공공부문 개혁 추진 상황을 반기별로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중앙과 지방 공무원, 공기업 등 모두 9만 명이 떠났지만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지수는 낮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작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저항으로 주춤하던 공기업 구조조정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반드시 구조조정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28일 한국경제학회가 주최한 ‘새 천년의 바람직한 민영화 정책’ 심포지엄에서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은 ‘뉴밀레니엄의 민영화 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올해도 공기업을 세계적 일류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현실적으로 즉시 민영화하기 힘든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통신은 매각일정 조정, 국내증시 직상장, 경영혁신 가속화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한국중공업은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제휴 등 민영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전력 민영화와 관련, “발전 자회사를 조직·인력·회계가 분리된 독립사업단으로 운영, 발전부문의 경쟁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재벌의 자체 구조조정 등 현실을 감안할 때 민영화 참여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해외매각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한 기획예산처는 지난해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실시한 공기업 사장에 대한 내사자료를 넘겨받아 오는 3월말까지 경영실적평가자료를 함께 검토, 경영 혁신 실적이 미흡한 사장에 대해서는 해임 건의 등 문책할 계획이다.

이러한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공기업 구조조정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8일 한국전력은 발전부문을 6개 사업단으로 나누고 전력거래소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존 수화력 사업단에서 수력부문을 제외한 화력부문이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사업단 등 5개 사업단으로 재편된다. 원자력사업단은 수력부문을 흡수하여 1개 사업단으로 유지되고, 기존 자재본부와 기술본부는 폐지된다. 이들 사업단은 오는 4월부터 경쟁체제로 운영되며, 전력산업구조개편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자회사로 독립할 예정이다. 신설되는 전력거래소는 순간순간마다 변화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해 발전사업자와 배전 사업자가 시간대별로 전력을 거래하는 기구로, 영국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전은 관련법이 통과될 때까지 일단 시험 운영하기로 했다. 한전의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해 9월 확정된 발전부문 분할 안에 맞춰 짜여진 것이다.

또 감사원은 내달 한국중공업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일 예정인데 이는 “경영진의 위법·탈법행위에 대한 감사가 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중공업은 지난해 말 일반공모와 경쟁입찰 등을 실시하는 4단계 민영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오는 4월말까지 GE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최고 25%의 지분을 매각하고 24%의 지분을 일반공모한 뒤 증시에 직상장하고 나머지 지분은 총선 이후 경쟁입찰을 실시해 경영권을 넘길 계획이다.

이와 같이 김대중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공기업 내사자료와 경영실적 평가로 공기업을 죄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영화의 명목으로 해외매각을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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