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영상⑤
김명준/노동자뉴스제작단
인터넷 노동자 TV가 보인다
인터넷 인구 1천만명 시대. 과장 섞인 숫자이긴 하지만, 이 나라는 정말 희한한 곳임에 틀림없다. 아직도 전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정보통신 기술의 성과를 거의 맛보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이 나라의 인터넷 확산 속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한 인터넷의 확산, 그리고 ADSL이니 케이블 모뎀이니 하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른 전송속도 증가는 물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자본의 몸부림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노동운동에게는 새로운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그 동안 주로 문서전송에 사용되던 정보통신 매체가 영상이미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서서히 탈바꿈하면서 인터넷 노동자 TV의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검열이 쉽지 않고, 사전검열이 인정되지 않는 인터넷이 그 동안 노동운동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유력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되어왔다는 점에서, 인터넷의 이같은 변신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그 가능성은 이미 현실이다.
지난 1월26일 열린 민중대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지금 곧 인터넷에 접속해 진보네트워크의 참세상 방송국에 들어가보라. (http://www.jinbo.net) 비록 화질은 떨어지지만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뚜렷한 음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지금 당장이라도 노동운동이 자원을 조금만 투자한다면 전국 노동자 영상 단체나 동아리의 비디오를 전국 어디서나, 누구라도 볼 수 있게 하는 인터넷 방송국 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장애물은 남아 있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면 시스템이 정신을 못 차리게 되고, 그러기에 돈의 문제는 여전히 장벽으로 남아 있다. 게다가 접속이라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겨우 도달한 인터넷 방송국의 화면은 작고 보잘것없다.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비디오 작품 성과가 부족하다는 점은 이 인터넷 방송의 출발 자체를 어렵게 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어려움을 극복할 인적 물적 자원을 진보진영은 이미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시작하지 않는다면 기술이 충분히 발전할 가까운 미래의 어느 순간에 우리는 땅을 치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새로운 것에 대한 무지와 공포, 그리고 게으름이다. 자본이 정해주는 게임의 규칙 안에 갇혀서 그 참혹한 결과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면, 발상의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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