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사상공세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에서 물러났던 최장 집

교수(고려대·정치학)가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학술발표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다.

10일 한국정치학회(회장 김학준) 주최로 서울 양재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

리는 기획학술회의 `21세기 한국정치학의 쟁점과 과제’에서 최 교수가 주 제발

표를 맡은 것이다. 최 교수의 발제문 제목은 `한국의 민주화, 시민사회 , 시민

운동―2000년 총선연대의 정치적 의의’. 정치학이라는 분석틀로, 현 재 벌어지

고 있는 낙천·낙선운동이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검 토해본 것이

다.

최 교수는 발제에서 분석단위를 `국가, 시민사회, 정치사회’로 세분한다.

결론적으로 최 교수는 87년 6월항쟁이 “시민사회가 국가의 민주화를 이끌 어낸

사건”이라면, 이번 낙천·낙선운동은 “시민사회가 정치사회의 개혁 을 추동해

내는 것”이라고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최 교수는 한국의 경우 6월항쟁 이전에는 `국가=정치사회’의 경향이 강했 다

고 밝힌다. 그러나 이후 민주화과정에서 이런 등식은 깨어졌다. 시민사회 의 `

폭발’에 의해 국가기구의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시민사회와 국가는

“침투, 이익표출, 영향력행사 등을 통해 상호의존도를 높”였다.

반면 정치사회는 지체현상을 드러냈다. 정치사회는 이런 시민사회의 민주화 요

구, 지식정보화시대의 변화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하게 했 던 것

이 권위주의시절 티케이로 대표되는 `정치엘리트카르텔’이다. 이들 `정치엘리트

카르텔’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간 정당한 게임규칙 개발 회 피 △정당 오너

의 공천권 장악 등으로 정치개혁을 막아왔다.

최 교수는 “총선연대 등의 낙천·낙선운동은 이런 정치사회의 실패에 대 한

시민사회의 `폭발’”로 정의한다. 낙천·낙선운동은 `주인―대리인 관계 ‘를 뒤

바꿔 스스로 주인행사를 하려는 정치권에 대해 시민들이 “정치사회 밖에서 책

임을 추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또 낙천·낙선운동을 새로운 시민운동의 출발을 알리는 사건으 로

파악한다. 그는 구체적 사례로 △운동의 핵심이 87년 6월항쟁 세대로 바 뀌었고

△이들을 묶어주는 것이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

나 최 교수는 낙천·낙선운동의 성과와 관련해 민주주의의 실질 적 제도화에 성

공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힌다. 낙천·낙선운동의 수위에 따라 “기성

정치인을 퇴출시키는 대신 이들 못지 않게 도덕적으로 타락한 공공기관 임원 등

으로 단순히 대체”하는 수준에 그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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