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용 전위원장 ‘제3의 장소’서 조사받아
통일축구 방북 관련 사건마무리 차원인듯…민주노총 3월부터 예선전
민주노총 조합원이 형사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아 화제다.
서울시경은 2월9일 민주노총의 요구를 받아들여 민주노총 건물의 한 음식점에서 이갑용 전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를 두고 이 전위원장에게 대한 체포영장 발부(<노동과 세계> 87호)를 경찰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시인한 꼴이라는 진단이 무성하다. 시경은 그동안 조사장소와 방법에 대해 민주노총과 실랑이를 벌여오다 민주노총이 요구한 제3의 장소, 그것도 민주노총이 들어선 건물을 수용했다.
이 전위원장의 ‘방북행적’에 대한 경찰조사는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담당(변호사)과 김기덕 금속산업연맹 법률국장(변호사), 김영제 민주노총 통일국장이 입회한 가운데 이뤄졌다. 두 시간 넘게 진행된 조사에서 서울시경은 지난 해 8월11일 중앙노동자회관에서 열린 평양시민환영집회에서 이 전위원장의 답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 전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당시 정황상 북쪽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다른 방북자들이 한 것과 마찬가지로 성의표시를 한 것일 뿐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19일 처음으로 민주노총을 방문한 이무영 경찰청장에게 민주노총이 방북대표에 대한 체포영장발부 사건을 종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진행됐다. 서울시경쪽은 이날 조사 뒤 사건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나, 검찰의 소환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민주노총이 조사 하루 뒤인 10일 경찰청장 쪽에 확인한 결과 “수사권이 독립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구태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더욱이 검찰이 지난 1월28일 경찰청이 사건 마무리 방식으로 조사장소, 시간, 단시간 조사 뒤 귀가와 사건종료를 제안했을 때도 이를 여러 차례 ‘틀었기’ 때문에 일말의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통일부 등 정부당국은 이번 조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민주노총과 조선직업총동맹(위원장 렴순길)이 2000년 통일축구와 지역·산별 통일대토론회와 관련해 지난해 11월23일 북경에서 열려던 후속실무회담 승인유보방침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는 오는 8월 서울에서 열기로 한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위해 3월초부터 각 지역별 예선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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