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당’이 탄생하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가 23일 야당 내분 사태가 결국 제4당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표정으로 던진 말이다.
`야당 분열=민주당 유리’라는 등식 속에서 여권이 표정관리에 들어갔다는 관측을 강하게 부인한 이 관계자는 “민주당의 목표의석 달성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도 22일 정동영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거대여당인 한나라당의 사당화와 지역구도의 심화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으며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의 이같은 시각은 한마디로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가 더욱 혼미한 상황으로 접어들게 됐음을 의미한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15대 선거 당시 여당이 영남에서 자민련과 무소속에 많은 의석을 내주었음에도 수도권에서 58%가 당선되는 압승을 거뒀던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남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으로 갈라지고 그 내부에서도 노선을 달리하는 정파가 각축을 벌이면 수도권 영남표는 오히려 결집력이 생겨 `반DJ’성향을 더욱 노골화시킨다는 얘기다.
여기에 영남권 여당 후보들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져 `동진 정책’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고 `야당’임을 선언한 자민련을 포함해 3야가 경쟁적으로 1여를 공격할 경우 선거전에서 결코 여당에 득이 될 수 없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더욱이 영남지역과 수도권에서의 득표력 감소는 1인1표 비례대표제 하에서 전국구 의석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00석에서 훨씬 미달되는 제1당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력 복원도 여권이 우려하는 대목중 하나다.
김 전 대통령이 명시적인 신당 지지 입장을 표명하진 않고 있지만 김광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신상우 국회 부의장 등의 신당 참여는 곧바로 김전 대통령의 암묵적인 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의석을 잠식하는 효과는 가져올 수 있을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DJ 대 YS’의 대결구도를 초래할 개연성이 있고 이는 `정치 퇴행’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인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의 시각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단독 과반수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총선후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며 이 경우 야당의 분열이 결코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김 대통령이 국민과의 TV 대화를 총선후로 연기하고 `총선용’ 논란을 빚어온 세계 잉여금 처리를 야당의 주장을 수용해 재정적자 충당에 60%를 사용키로 결정했는가 하면, 역시 같은 비판을 받아온 3.1절 대사면을 총선후로 연기한 것 등도 야당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고 지금의 선거판을 조심스레 끌고 가겠다는 여권 핵심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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