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판 뒤집어보기

[프로그레시브(The Progressive)] 2월 알렉산더 콕번/제프리 싱클레어

동쪽 수평서 너머로 새 천년이 시작될 때, 미국인들은 앨 고어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

보 지명 경쟁자인 빌 브래들리를 빨갱이로 비난하는 소리와 함께 새 시대를 맞이했다. 그렇

게 고어는 18년 동안 무기력하게 자본에 굴종하면서 상원에 앉아있던 사람을 급진주의의 전

통 속으로 밀어 넣었다. 성실한 추종자였던 그가 그 동안 성취한 주된 입법 성과는 제약 업

계 로비스트들이 내놓은 35개 가량의 부칙들에 이름을 내건 정도였다. 제약회사들의 안위야

말로 뉴저지(노바르티스, 크놀, 존슨&존슨, 셰링 등을 비롯한 굴지의 제약회사들이 뉴저지 주

에 위치하고 있다: 역주) 출신 모든 분별있는 의원들의 주된 관심사인 것이다.

왜 자유주의자들은 브래들리를 좋아할까? 빌 브래들리가 자신의 대의명분 아래 믿을 만한

자유주의자 명사들을 모아 낸 것은 이번 대선 경쟁에서 벌어진 놀라운 일 중의 하나이다. 여

기에는 미네소타 출신의 상원의원 폴 웰스톤과 하버드대학 교수 코넬 웨스트, 로버트 라이

크, [네이션(The Nation)]지의 편집장 카트리나 반덴 휴벨 그리고 상당한 수의 자유주의적

헐리웃 인사들이 포함된다.

하지만, 무역이나 노동, 군비, 범죄, 보건, 환경 등의 큰 이슈들에 있어서 브래들리와 고어

는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둘 다 1980년대에 콘트라 반군을 지지했으며, 1980년대

말 민주당 지도위원회가 채택한 신자유주의적 노선을 따르고 있다. 과거부터 고어는 인종,

범죄, 담배와 같은 이슈들에서 우파에 영합해 왔다. 자신이 그들 편이라는 브래들리의 월스

트리트에 대한 구애는 거칠다 못해 후안무치하다. 브래들리의 웹 사이트

(www.billbradley.com)에서 올라와 있는 경제정책에 관한 한 문단 짜리 성명서에서는 “신중

한 재정정책,” “시장 개방,” “가능한 한 최저의 세율,” 그리고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 유지”

따위의 수사들이 모든 줄에서 굽신거린다.

많은 “좌파 자유주의자들”(근래 들어 민주당 내의 진보적 입장들을 분류한다는 것은 상당

한 신중을 요하는 작업이다)은 뉴욕 출신의 상원의원 대니얼 패트릭 모이니한과 네브래스카

출신의 상원의원 밥 케리가 브래들리의 지지 요청에 응했을 때, 뭔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챘어

야 했다. 만약 그것이 브래들리의 신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증거로 충분하지 않

았다면, 전(前) 연준 의장 폴 볼커와 월스트리트 투자가 워렌 버펫이 그의 캠페인을 지지한

다는 사실로부터 브래들리의 면모를 알아챘어야 했다. 심지어 빌 클린턴 측의 인사인 폴 베

갤러조차 고어와 브래들리 사이의 차이점을 구분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

경쟁에 진정한 자유주의자라고는 없다. 아주 자세히 살펴보라. 단지 중도파 두 사람만이 있

을 뿐임이 분명해질 것이다.”

브래들리의 이력에는 원칙에 따른 몇 개의 투표도 있었다. 복지 제도의 “개혁”에 반대하여

국가의료보험을 지지했다든지, 앨런 그리스펀의 연준 의장 지명에 대한 반대 따위가 그렇다.

그러나 앨 고어는 브래들리가 상황이 심각해지면 발뺌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점에 있어선 부통령 말이 맞다. 비록 이제 브래들리가 대통령직은 “도전에 직면해야하는”

자리라고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는 소심한 정치인이었으며,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일에는

거의 나서지 않았다.

몇몇 반전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국방에 관한 브래들리의 입장은 혼란스럽기만 하

다. 대선 캠페인 초기 그는 “주로 군수기업들에게 이익이 될 뿐인” 무기 체계를 비판하며 국

방성의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유일한 후보로 자신을 위치지운 바 있었다. 하지만 심지어 첫

번째 예비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브래들리는 죽음의 상인들에 대한 이 무모한 공격으로부

터 허겁지겁 후퇴했으며, 미국은 두 개의 주요한 전쟁을 통시에 치르기에 충분한 군비를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이전의 견해를 거둬들였다. 그는 신중하게도 국방 문제에 관한

대부분의 구체적 현안들에 대한 언급을 뒤로 미루었다. “나는 우리가 이에 대한 분석을 마칠

때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격론하고 싶지 않다.” [드 므완 레지스터(Des Moines Register: 아

이오와 주에서 발행되는 신문)]지에 한 말이다. 스타워즈 전략의 불합리성(현재까지만 550억

달러가 투입되었으며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되고 있음)에 대해서도 브래들리는 수수께끼같은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국방성의 예산에 관한 그의 입장을 묻는 곤혹스런 질문들에는

다음과 같은 방어벽을 쳤다. “국방성의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쓰자는 것이지, 삭감하거나 증

액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브래들리는 때때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내세우기도 한다. 한달에 5,000명

의 이라크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비난했더라면 어쩌면 그런

관심에 어울렸을지도 모른다. 그 대신 브래들리는 제재의 강화에 찬성하는 입장을 취했다.

12월 19일 [Meet the Press(NBC에서 방영되는 대담 프로그램)]에서의 토론에서, 그는 클린

턴과 고어가 유엔안보리에서 가끔씩이나마 그것도 간접적으로 제재를 완화시킬 지도 모를

제안에 동의했다고 비난했다. “나는 안보리가 결의했어야할 유일한 합리적 선택은 제재의 강

화였다고 생각한다.” 브래들리의 말이다. “이 제안은 제재를 완화시켰으며, 이것은 매우 심각

한 실수이다. 그것은 우리가 취했어야할 태도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지구의 벗(1971년 설립된 국제적 환경운동 단체)’이 앨 고어 대신 빌 브래들리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고어를 경악시켰으며, 언론에서도 많이 놀라워했다. 뉴저지는 화학 물질에 의한

오염이 심각한 주로 이름난 곳이었으며, 유독 물질 배출량에 관한 환경보호국(EPA)의 연례

보고서에서 루이지애나 주와 매번 수위 다툼을 하는 곳이다. “브래들리가 환경 문제에 대해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 저지 시의 녹색당원 로이 구티에레즈는 말한다. “그는 단지 무관

심한 것처럼 보인다. 그 문제에 전혀 신경쓸 수도 없다는 듯이 말이다. 톰스 강(맹독성 화학

물질로 뒤덮여 있다)의 경우에서처럼 사람들이 그의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 그는 보이지 않

았다.”

시애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앨 고어에 대해 자신의 환경적 신뢰를 강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키며, 그는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는 그것이 너무 위선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열렬한 자유무역주의자였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브래들리는 상원의 에너지·자연자원 위원회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러

법안들에 공동 발의자로 기꺼이 자신의 이름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좀처럼 주도적인 역할은

하지 않았다. 1990년 그는 조지 부시의 대기오염방지법 개정에 찬성했다. 이 법은 오염 물질

배출권이라는 논리로 시장의 원리를 도입, 환경운동가들이 “암 채권”이라 비웃기도 했다.

1993년부터 1994년까지 클린턴의 집권하에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를 지배했을 때, 환경 관련

법안은 거의 법제화되지 못했다. 대부분 브래들리가 있는 위원회에서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선거 유세중 브래들리는 거대 자금이 어떻게 미국 정치를 “부패시키고, 좀먹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선거 사무실에서 달러쟁이 빌(Dollar Bill)은 자신이 자금 조달에 매

우 열정적임을 보여준다. 1999년 7월에서 9월까지 그는 67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이는 고어

보다 50만 달러는 많은 액수이다. 그해 일년 동안 브래들리는 2천만 달러 이상을 긁어 모았

다. 기부자들은 주로 금융업계와 워싱턴의 로비스트들, 전자상거래업체 및 제약회사들이었다.

결론적으로, 만약 브래들리가 자유주의자라면, 자유주의는 죽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던가?

공화당에서 브래들리에 비견될 수 있는 무모한 도전자는 아리조나의 존 맥케인이다. 그는

종종 별로 자랑스러울 것도 없는 경력을 꾸며대는 칭호일 뿐인 “전쟁 영웅”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꼴찌에서 다섯번째로 졸업한 맥케인은 거기서 “골칫덩이 맥

(McNasty)”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북베트남에 대한 23차례의 공습에 나섰는데, 각각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려, 총 소요 시간은 10시간 반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간단한 왕복들로 그는

두 개의 은성훈장과 훈공장 둘, 비행 십자훈장 둘, 세 개의 동성훈장, 베트남 명예훈장 그리

고 세 개의 퍼플하트 훈장(명예로운 부상에 수여되는 훈장)을 받았다. 미국 재향군인회는 그

가 (임무) 한 시간에 훈장 하나씩 받은 셈이라고 말한다. 상당히 훌륭한 기록아닌가?

1967년 10월 26일 맥케인은 하노이 상공에서 격추되어, 트룩 보치 호수에 낙하하게 된다.

베트남인들이 그를 끌어냈고, 그는 수감되었다. 몇년 후 스페인 출신의 쿠바 정신과 의사 페

르난도 바랄이 수용소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이 기사가 1970년 1월 24일 [그랑마(Granma)]

지에 실렸다. 피닉스에서 발행되는 주간 [뉴타임스]에 맥케인에 관한 많은 훌륭한 기사들을

쓴 바 있는 에이미 실버맨이 바랄의 맥케인에 대한 평가를 인용했다. 바랄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민간인에 대한 많은 범죄적 폭격 행위에 책임이 있는 그 포로의 성격을 드러내고 싶

었다. 그가 인터뷰 내내 의식적으로 경계의 태도를 늦추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사

기(士氣)라는 측면에서 그에겐 어떤 정신적 충격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야유조의 말투나

유머 감각도 잃지 않고 있었으며, 심리적 균형 상태를 보여주고 이었다. 도덕적, 이데올로기

적 측면에서 본다면, 그는 인간적 깊이가 없는 둔감한 사람처럼 보였다. 비행기안의 절대적

으로 안전한 공간에서 자신이 사람들에게 저지른 범죄적 행위들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였으며, 그가 저지른 그런 행위들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숨을 구하고 건강을 돌봐준

-그는 현재 건강하고 튼튼하다-사람들에 대해 일말의 관심도 보여주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있어서 인구 밀집 지역에 폭탄을 퍼붓는 것은 오직 재미있는 놀이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

는 냉혹한 사람이었으며 마치 칵테일 파티에라도 있었던 양 상투적인 말들을 늘어놓았다.”

맥케인은 언론의 각광을 받는 후보이다. 실버맨이 지적하다시피, “그가 고상한 이방인인

한, 맥케인은 키팅 파이브(Keating Five: 1990-1991년 상원 윤리위원회는 링컨 금융(Lincoln

Savings & Loans) 사태에 연루된 다섯 명의 상원의원(크랜스턴, 드콘시니, 글렌, 맥케인, 리

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 상원의원들은 선거 캠페인 비용으로 모두 130만 달러에 달하

는 돈을 찰스 키팅으로부터 받았으며 파산한 링컨 금융을 좌지우지하던 백만장자 키팅은 이

들을 통해 자신의 회사에 대한 연방은행 공무원들의 조사를 좌절시키려고 획책했다)나 마약

을 훔친 적 있는 아내, 첼시어 클린턴에 대한 추잡한 농담 등 그 어떤 스캔들로 피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유식한 체 하는 전문가들은 아첨의 소리를 늘어놓을 것이다.” 실제로 그

렇다. 윌리엄 사파이어, 모린 다우드, 러셀 베이커, [뉴요커], [뉴욕 타임스 매거진] 그리고 [

상류 사회(Vanity Fair)], 모두 열렬한 어조로 맥케인을 떠받들고 있다. 그 절정은 ‘식스티 미

니츠(60 Minutes: CBS의 뉴스 프로그램)’를 진행하는 마이크 월러스의 연시였다. 그는 맥케

인의 (?) 찰스 키팅과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서 그 어떤 불편한 언급도 피했다. 우리의 상원의

원은 그의 아이들과 키팅의 바하마 해변에서의 한때를 즐긴 바 있다.

맥케인이 키팅 스캔들을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기적적인 일이었다. 아마도 그의 이

런 생존 기술이야말로 진정 훈장감일 것이다. 어찌 되었든 그는 1982년에서 1988년 사이 사

기꾼 키팅으로부터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받았다. 이와 함께 의회에서 그를 위한 대리인 노

릇을 한 것은 물론이다. 같은 시기 맥케인은 바하마의 키팅 소유지로 아홉번의 여행을 다녀

왔다. 이런 결탁 관계가 밝혀지기 시작하자 맥케인은 키팅을 버렸고, 서둘러 그에게 여행 경

비를 환불했다. 그리고는 돌연 선거 캠페인시의 기금 모금에 대한 개혁에 심대한 관심이 있

음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소위 전문가들이 맥케인을 떠받드는 이유는 그가 정치에 있어서 일상적 정치 자금(soft

money: 이론상 일상적인 정당 활동을 위한 돈으로 연방 선거 자금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정

치자금. 실제로는 연방법의 제한과 금지를 무력화시키는 주된 기제로 작용)의 치명적인 역할

에 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그는 동료들의 미움을 삼으로써 명성을 쌓는다.

사실 상원의 동료 의원들은 맥케인을 단순히 인기를 끌기 위해 과장된 몸짓을 취하는 사

람으로 간주한다. 그가 지난 상원 선거로부터 상당량의 자금을 남겼으며, 상원 상무위원회의

의장인 그의 비위를 맞추려는 기업들로부터 제공된 엄청난 액수의 PAC(정치활동위원회) 자

금도 그의 수중에 있다는 것은 상원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통신 회사들(U.S. West,

Bell South, AT&T, Bell Atlantic)은 특히 맥케인의 금고를 채우는데 충실하다. 은행이나 군수

기업, UPS 등도 마찬가지이다.

맥케인은 자유주의자들이 좋아할 만한 유형의 공화당원이다. 전쟁 포로였던 그의 확실한

군 경력은 물론이요, 선거 캠페인시의 기금 모금에 대한 개혁을 언제든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용의 및 여타 환심성 이슈들이 이것을 뒷받침한다. 온갖 반대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여

전히 그는 납세자들을 위해 국방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열성적인 초당파 인사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맥케인은 12월 7일 펄하버데이(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 날)에

항공모함 인터피트 호(현재는 뉴욕 항에서 박물관으로 사용됨)에서 국방에 관한 일장연설을

할 기회를 잡았다. 그의 연설은 낭비되는 쓰레기(국방비를 칭함: 역주?)의 옹호자이자 친구인

진짜 존 맥케인의 진면모를 보여주었다.

그가 언급한 대부분은 지난 20년 동안의 어느 공화당 선거 유세에서도 들을 수 있는 말들

이었을 것이다. “비행사보다 오래된 폭격기들,”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식품 배급표”를 받

지 않을 수 없는 “12,000명의 군인들,” “항공모함 전대에 대한 잘못된 예산 축소,” 국방비 증

액 공약 등등이 이에 해당한다. 합동참모본부의 장성들이 곁에 있는 상황에서 상원의원 나리

께서 우리 고급 전사들이 자행하는 예산 낭비나 도적질에 대한 비난을 신중히 피해갔다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대신 그는 최근 통과된 국방 예산을 “불명예스러운 것”으로

부르며 의회를 비난했다. 하지만 그는 국방비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보좌진이 법안 어느 곳 깊

숙히 작은 활자체로 사소한 것을 “요구 사항”으로 적어 넘겨주면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이

그것을 예산안에 끼워넣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맥케인은 새 예산안 중 60억 달

러 정도가 “쓰레기”라고 말했던 것이다. 하지만 물론 구체적인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한편, 그는 장차 가장 쓸데없는 것이 되고 말 미사일 군비에 대한 그의 지지를 표현

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구체적이었다.

현재 유행하는 사이버 전쟁, 이를테면 “군사공격처럼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

를 나르는 “미세한 광섬유 실타래” 따위에 대한 언급, 그리고 북한, 이란, 이라크 등 우리의

오래된 “깡패 국가” 친구들의 위협에 대한 의례적인 언급이 있은 후, 맥케인은 “탄도미사일

군비야말로 현재 국가적인 우선 순위를 갖고 있으며, 이것은 단지 또 하나의 국방 프로그램

이 아니다,” 라고 선언했다.

사실상 그는 ABM 조약(1972년 발효된 탄도 미사일 금지 조약)-러시아나 중국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간에 “이 조약은 냉전의 유물이 되어 가고 있다”-을 무시하고, 탄도미사일 프로그

램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맥케인은 존재하지도 않는 위협(오직 북한만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는 징후를 보이며, 사실 이 조차 계속 실험에 실패하고 있다)에 대항하여 작동하지도 않을

무기에 1,200억 달러(배치 계획의 실질적 근사 비용)를 지출하는데 기꺼이 동의한다. 맥케인

의 미사일 군비에 대한 지지는 그가 얼만큼이나 국방성의 쓰레기에 관심이 있는지 보여준다.

그의 진정한 감정은, 수사적인 언설과는 반대되는 행동으로 보여준 바처럼 이미 상원의 속

물들에 친숙하다. 1998년 그는 2억 달러 규모의 군 건설 예산을 비판하는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그리고는 자리에 그냥 앉았다.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의안 처리에 제동

을 걸어야 했지만, 그것이 가능하도록 상원의원에게 허용된 그 어떤 수단도 사용하려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 어떤 의사진행 방해(filibuster)도, 그 어떤 흥정도 없었다. 단지 화끈한 말뿐이었다.

올해, 그는 비슷한 종류의 무가치한 과시 행사를 가졌다.

열렬한 보좌관의 부추김을 받은 그는 방위비 전용안에 대해, “준비 비용,” 즉 여유분의 예

산으로 25억 달러를 복원시키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당초 이 비용은 그의 동료들이 선택적

조달 프로젝트들을 위한 자유비로 쓰기 위해 뺐던 것이다. 다시 한번, 그는 고결한 연설을

통해 우리의 남녀 전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언급했으며,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애국

심보다 정치적 이해를 먼저 고려하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다시 한번, 그는 20분 후 자리에 앉았고, 자신의 수정안 통과를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맥케인의 경쟁자인 조지 W. 부시는 겁주는 사람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민

주당은 그를 으뜸가는 악당으로 선전해대고 있으며, 이를 기화로 단결을 부르짖으며 제 3당

쪽으로 쏠린 인사들에게 민주당의 품으로 복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민주당을 위한)

이런 역할에 있어 독보적인 사람은 공화당의 전 하원의장 뉴트 깅그리치였다. 그의 존재로

인한 공공연한 위협은 열성적인 민주당원들로 하여금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금고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붓게 하였다.

위협자로서 부시는 텍사스 주 교도소 체계에서 교도관들을 위한 완전고용 계획이란 것을

제외하면 도대체 강점이라고는 없다. 본질적으로 그는 말하는 것 하나하나를 점검받는 퀘일

일 뿐이다. 비록 전국적인 언론사들이 부시를 사실상 백악관에 입성하게 될 사람으로 선전해

주고 있긴 하지만, 심각할 정도인 그의 무지를 고려한다면, 그가 여러 차례 있을 격렬한 선

거 토론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또한 그에겐 선거 캠페인 초기부터 코카인 문제는 의심의 여지도 없이 여전히 돌출해 있

으며, 그의 정치적 과거로부터 수많은 스캔들이 들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그는 휴

스턴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사망 및 장례 관리업체”인 SCI의 안위에 대한 주지사로서 관심

을 갖고 있다.

부시의 스캔들에 대한 취약성은 1992년의 빌 클린턴을 선명히 떠올리게 한다. 언론은 당시

아칸사스 주지사에게 가벼운 타박만을 했을 뿐이다. 어쩌면, 부시 역시 비슷하게 운이 좋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민주당이 SCI와의 관계를 들어 부시를 비난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악취 풍기는 다

국적 기업의 이사인 토니 코엘로가 고어 캠페인의 의장을 맡고 있는 것이다. 토니 코엘로는

1991년이래 SCI의 이사이며, 12번의 회의에 참석, 연간 총 17만 6천 달러를 받고 있다.

만약 고어와 부시에 결승에 오른다면, 주요 환경 그룹들은 부시가 당선되면 재임 4년 동

안 미국을 방사능 파멸로 이끌 것이라며, 그를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잠재적인 앗틸라()로

고발하는 낙인을 찍을 것이다. 그렇게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위한 자신들의 충실한 역할을 보

통 때처럼 수행할 것이다. 사실, 방사능이라는 구체적 이슈에 관해서는 부시가 더 신실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텍사스의 주지사로서 그는 시에라 블랑카의 가난한 히스패닉 거주지

에 핵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하는 것에 반대했다. 반면 고어를 비롯한 민주당 측이나, 버몬트

주의 무소속 (하원의원) 버나드 샌더스는 열정적으로 이에 찬성했다. 시에라 블랑카 문제는

환경 이슈에 있어서 개별적인 사실들이 겉보기와는 상당히 다름을 일깨워주는데 유용한 구

실을 한다. 환경 이슈는 어쩌면 1996년과 1998년에 그랬듯이 2000년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지도 모른다.

‘지구의 벗’이 고어보다 브래들리를 지지한다고 밝혔을 때, ‘시에라 클럽(환경운동 단체)’은

그런 움직임을 비난했지만 이제 그 자신이 고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둘러싸고 분열되는 모

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부통령의 모든 이력과 정치적 개성에 관한 평가를 내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기억해야할 것은 환경에 관한 고어의 악명이 사회, 경제 정책에 대한 그

의 직무유기와 비슷한 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군비 증액에 찬성할 뿐만 아니라, 걸프

전쟁에 지지표를 던졌음을 자랑스레 떠벌리고 다니며, 악명 높은 마약 정책 및 구금, 사형

제도를 지지한다. 거대 기업화에 무관심할뿐더러 자유 무역에 환호를 보낸다. 클린턴 연간의

그 지독함을 고어 자신에게로 지속시키고 싶어하는 것이다.

조언자로서 우리는 왜 환경 운동가들이 고어를 공화당의 폭정에 반대하는 지구의 수호자

로 지지할 것인가에 애매함을 느끼는지를 개괄할 것이다. 시에라 클럽의 운영위원인 마이클

도르시가 이에 대한 몇 가지 주장을 제출했다. 그는 1월, 시에라 클럽이 왜 고어 지지를 거

부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거로서 이 주장들을 내놓았다.

고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산림을 보호하는데 실패했다. 세계무역기구에서는 클린턴과 호

흡을 맞춰, 보존 수단을 갖추지도 않고서, 목재에 관한 지구적 자유 무역 협정을 통과시키기

위한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1999년 초 행정부는 카르타헤나에서 협상되고 있던 생명안전성에 관한 회의를 무산시켰다.

클린턴과 고어가 생명공학 회사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1999년 고어가 무원칙한 개발(sprawl)에 반대하는 계획안을 발안하기는 했지만, 동시에 그

는 플로리다에서 이런 개발을 조장하고 있다. 에버글레이드 국립공원 근처의 상업용 비행장

과 산업 센터 유치는 공원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고어는 애팔래치아 산맥의 청정수에 관한 그의 약속을 저버렸다. 게다가 정부의 노천광산

법 시행 실패로 인해 모든 산들이 파헤쳐졌으며, 잡석들이 계곡을 메워 천 마일 이상의 개천

이 사라졌다. 웨스트 버지니아 시민들이 노천광산청을 고소하는데 성공했을 때, 정부는 주의

회 대표들과 결탁하여 정치적 소동을 일으키고, 재심 청구 기간 동안 판결을 미루게 만들었

다. 사법부는 아직도 웨스트 버지니아의 광산 개발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으며, 산을 파헤치는 것을 둘러싼 격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1992년 고어는 플로리다의 해안선 근처에서 석유 및 가스 채굴을 금지시키겠다고 약속했

다. 하지만 플로리다 주의 민주, 공화 양 당원들 모두가 이 채굴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코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7년 동안 많은 환경 단체들로부터의 압력을 받은 후 이

제 고어는 앞으로 새로운 근해 채굴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면, 왜 그는 지난 7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제브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플

로리다 주정부가 그에 반대했을 때조차 셰브론()에게 채굴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시키도록

허용했는가?

고어는 화학약품 제조업체들에 거의 2,800여 개에 달하는 화학 물질들에 대한 새로운 실험

을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만약 이 실험들이 자발적으로 행해지지 않는다면, 화학 회사들은

HPV() 검사 체계 하에서 실험을 실행해야 한다. 이 실험에는 치사도 50%의 치명적인 시약

실험(LD50)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실험에서 (실험용) 동물들은 절반쯤이 죽을 때까지 복용

량을 늘리면서 화학물질을 흡입하거나 주입받게 된다. 고어의 계획에 따라 모두해서 약 80만

마리의 새와 물고기, 생쥐, 기타 동물들이 실험으로 죽게된다. 납세자들은 최소 천 4백만 달

러를 부담하게 된다.

1992년 고어는 오하이오 주, 이스트 리버풀의 위험스런 대형 쓰레기 소각장 가동을 멈추겠

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그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지역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

고어는 수생 포유동물을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폐기했다. 클린턴-고어 행정부는 메히꼬 및

태국, 인디아, 파키스탄 등의 보호법 완화 압력에 굴복, 자이언트 바다거북과 돌고래에 대한

보호 조치를 약화시켰다.

1996년 고어는 식품 품질 보호법이 요구하는 강화된 방역 기준의 실행 완화를 환경보호국

에 직접 지시했다. 그리고 나서는 정작 그 법의 시행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며

소비자연맹이 주장하는 사상 최악의 식품 방역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보여주

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고어는 습지를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폐기했다…. 무슨 말들이 이어질 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이 새 천년 첫 번째 대통령 선거에 우리가 갖고 있는 선택의 전부이다.

미국인들에게 이보다 더 나쁜 선택이 제공된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면 과장일지도 모른다.

주어진 선택은 거의 항상 절망적이다. 하지만 특히 이번 후보군들(이를테면 린든 존슨과 배

리 골드워터(1964년 대선에서 린든 존슨에 근소한 차로 패배한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서처럼

극적인 대비도 보여주지 않는)로부터의 교훈이라면, 정당 구조와 재정이라는 측면에서, 미국

정치체제가 대부분의 지엽적 문제들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진정한 선택도 가능하지 않도록

절묘하게 고안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어쩌면 맥케인이 브래들리에 비해 함량 미달인지도 모른다. 조지 W. 부시는 앨 고어보다

책을 더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은 중요하지 않다. 현실

적 정책이라는 차원에서 이들은 모두 잘 다져진 똑같은 길을 따라 가고 있을 뿐이다.

* 알렉산더 콕번과 제프리 싱클레어는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카운터펀치]라는 정치비리를

폭로를 주로하는 뉴스레터를 편집하고 있다. 최근 “Whiteout: The CIA, Drugs, and the

Press”라는 책을 함께 펴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