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계의 정치활동 전담기구인 의정평가위원회 1차회의. 회의는 예상보다 2시간이나 길어졌다.
위원회 운영요강을 검토하는 데만 1시간이 더 걸렸고 출마자의 성향 평가 방법과 기준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총선에 영향을 주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 위원들은 시민단체와 노동계도 제 목소리를 크게 내는데 재계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친(親)노동계 인사들이 많이 당선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배치되면 무노동 무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노사현안이 노동계가 원하는 쪽으로 입법화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는 것.
한 참석자는 “재계의 총선참여 강도는 노동계의 움직임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박상희 중소기협회장의 정치참여를 비판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되려면 중소기협 회장직을 내놓아야 한다” 고 지적 했다.
이날 회의는 평가대상으로 삼을 출마자의 범위를 놓고도 논란이 많았다.
결국 모든 출마자를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므로 노사문제와 관련된 발표나 공약. 입법활동을 많이 한 정치인을 중점 평가하기로 했으며 그 대상을 50여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초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로 불거진 재계의 정치활동 선언은 이렇게 친노동계 정치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재계를 옹호하는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겠다는 당초 선언은 정치권의 자제 요청과 비난 여론 등으로 꼬리를 내렸다.
모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처음부터 정치자금 제공이나 후원회 참여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며 재계의 정치참여를 주도해 온 경총이 과대포장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정치참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기업인도 많다. 의정평가위가 총선을 앞두고 출마자의 성향을 분석, 간행물을 통해 발표하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부정적으로 평가받은 인사들의 반발도 있을 것이다.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는 유권자의 몫이다. 재계는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와 종업원의 이익을 늘리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