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세계적 비밀감청망 에셜론(Echelon)

의 은밀한 실체가 공개된데 이어 프랑스와 독일도 또다른 비밀감청망

을 운영해온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전세계를

감청의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비밀감청망의 운영실태와 에셜론의 정체

를 살펴본다.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국장이 최근 세계적 감청

망 ‘에셜론’을 미국등 일부 국가 기업의 이익차원에서 이용해왔다고

공식시인한 가운데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28일 프랑스와 독일

도 미국등 외국의 정부기관과 기업을 감청하기 위한 첩보시스템을 설

치 운영해왔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은 프랑스와 독일은 위성 첩보수

집능력을 공유하고 있으며,대략 한달에 200만건 정도를 감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프랑스는 프랑스령 기아나와 프랑

스서부 도르도뉴 지방의 도므시,누벨 칼레도니,아랍에미리트연합(UA

E)등에 감청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그러나 미국 및 유럽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민간통화를 감청하는 것은 선진각국 정부들의 공통적인 관행이라고 지

적했다.

앞서 울시 전 CIA국장은 지난 24일 ABC 방송과 가진 회견

에서 “유럽 국가들이 과거 중남미 중동 동아시아등에서 계약을 따내

기 위해 뇌물을 썼다는 첩보가 입수돼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수집한 정보가 여러번 사용됐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에셜론으로 수집한 정보를 이용한 사례의 하

나로 울시의 CIA 국장 재직당시 유럽의 에어버스와 미국의 보잉사

사이의 사우디아라비아 항공기 수주전을 들고 있다. 당시 에어버스의

에이전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위관리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사우디 정부에 알려져 계약은 보잉사에 낙찰됐다.

전세계적으로 최소한 10개의 도청센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셜론 운영에는 미국과 영국 외에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

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당사국 정부들은 그동안 에셜론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부인해왔으나

미국과 유럽에서 마침내 그 실체가 하나씩 폭로되고 있다. 유럽의회

는 지난 23일 브뤼셀에서 청문회를 열고 지난 10여년동안 에셜론

의 실체를 추적,폭로한 영국 언론인 던컨 캠벨의 보고서를 통해 에

셜론이 1948년 공산국가들에 대한 군사정보 수집용으로 창설됐으나

현재는 유럽등의 기업 활동을 감청하는 경제스파이용으로 사용되고 있

다고 지적했다. 뒤늦게 미국 주도의 에셜론이 사생활침해와 외교마찰

로 비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는 국가안보국(NSA)을 상대로

한 청문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또 덴마크와 이탈리아 정부는 미국측에 에셜론의 활동을 밝혀줄 것

을 공식 요구하고 있고 프랑스 변호사들은 미국을 상대로 프랑스 기

업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중이어서 비밀감청의 파문은 더욱 확산되

고 있다. <성일권기자>

**'에셜론' 운영 실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주도한 에셜론에서는 한때 4만여명의

비밀요원들이 활동했으며 그중 5000명은 한국과 일본에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셜론을 추적, 특별보고서를 발표한 영국 언론인 던컨 캠벨이 지

난해 전직 NSA 요원과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NSA는 에셜론 보

안을 위해 부분적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떠넘겨버려 오랜기간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직 에셜론 요원은 “에셜론 활동이 최고점에 달했을 69∼7

1년에는 전세계적으로 약 4만명이 근무했다”며 “군 비밀부대 소속

으로 전세계에서 활동한 요원들은 메릴랜드주 포트 미드의 NSA 본

부에 1만명, 독일에 5000명, 한국과 일본에 5000명 등이

각각 배치됐다”고 말했다. 에셜론요원의 80%는 군인이지만 20%

는 민간인. 이들은 최소한 2년간의 특수훈련을 통해 각국의 언어와

문화를 완전히 습득했으며 미국 우주항공국(NASA)이 운영하는 연

구소컴퓨터 프로그램법, 통신교육, 타국 미사일 작동법, 암호해독법

등을 교육받았다. 특히 에셜론 업무 가운데 10%는 자국인 미국을

대상으로 도청과 암호체계 해독등을 통해 장비의 취약점이나 문제등을

밝혀내는 일이었다고 전직 에셜론 요원은 밝혔다.

최첨단 레이더를 이용, 시간당 수십억건의 통신내용을 감청한뒤 주

요 단어나 메시지 형태에 따라 검색하는 에셜론은 2차 세계대전 이

후 미국 주도로 앵글로색슨계 국가들이 만든 조직을 뿌리로 하고 있

으며 냉전 이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됐다.

<정혜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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