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2) 노동자후보가 나선다-충청권

“김대중 실정 심판·자민련 지역주의 정면돌파”

이용길(천안을) 지지·후원손길 밀물…1만5천~2만 득표 거뜬

이성우(대전유성) 집단입당 줄잇고 진용갖춰 판세역전 낙관

“김종필을 대표로 하는 쿠데타와 야합의 본산-자민련의 안방에서 판을 엎어놓겠다.”

이번 총선에서 천안을에 출마하는 이용길 민주노총 회계감사의 자신감에 찬 출사표다.

“연구단지 황폐화주범 김대중·김종필 심판”, “연구단체가 살아야 유성이 살고 나라가 산다.” 대전 유성구에 출마하는 이성우 과기노조 위원장이 총선에 임하면서 내건 필승의 슬로건이다.

민주노총은 충청권에서 두 사람의 후보를 내세워 수구정치세력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민주노총의 총선방침을 실천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새로운 토대를 만들어내겠다는 이들의 결의는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두 후보와 선거대책본부에게서 충청권의 민심과 총선전략을 들어봤다.

민주노동당 충남지부는 지난 2월23일 당원총회에서 이용길 민주노총 회계감사를 국회의원 후보로 선출했다. 이용길 후보는 2월14일 금속산업연맹 충청본부와 민주노총 충남동부지구협의회, 2월15일 현대차노조 판매본부 대전충남지부 운영위에서 각각 총선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2월1일 지구당을 창당한 뒤 차분하게 총선 준비를 계속해온 터라 벌써부터 지지와 후원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2월15일 한 지지자가 85평이 넘는 사무실을 무상으로 내놓는가 하면 천안농민회가 나서 컴퓨터, 소파 등 사무집기를 후원했다. 선거사무실 칸막이 공사는 천안건설일용노조가 맡았다. 선대본은 법정선거비용의 50%정도로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이재기 민주노동당 충남지부 사무처장은 “두 노총 조합원을 비롯한 노동자층과 농민회 중심의 농민층에 대해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펴고, 20~30대 아파트거주자에게는 인터넷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안을 지역은 새로 공단이 형성돼 유입인구가 많고 20~40대 나이의 유권자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용길 후보 선대본은 함석재 현역의원(자민련)이 아니라 김종필을 표적 삼아 지역주의를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이재기 처장은 “2002년 지자체선거까지 지부소속 천안, 아산지구당에 각각 당원 1천명을 확보한다는 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1만5천~2만표의 지지를 획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용길 후보는 민주노총 상반기투쟁과 관련 “다소 거칠더라도 민주노총에서 제기하는 수준이상으로 노동자·민중의 요구를 확실하게 주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전 유성구에는 과기노조가 일찌감치 출마를 준비해왔다. 지난 2월25일 과기노조 조합원 총투표에서 이성우 위원장은 80.3%투표에 83.8%지지를 얻어 2/3를 훌쩍 넘긴 바 있다. 3월9일 지구당 창당대회와 선대본 발대식을 남겨두고 있지만 지난 2월27일 이미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을 구한 상태다. 상임선대본부장에 고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공동선대본부장에 김예준 민주노총 대전충남본부장이 내정되는 등 선대본 구성도 마무리단계다. 후원회장은 박노영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가 맡기로 했다.

김양호 과기노조 조직국장은 “DJ정권의 과학기술정책 실패를 전면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2만명이 넘는 과학기술종사자의 대동단결을 호소해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DJ정권의 과학기술정책 실패로 연구단지가 사실상 붕괴위기에 내몰리고 있음에도 아직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구청장을 지낸 민주당의 송석찬 후보가 앞서나가고 있지만 유성구내 송강동에 밀집해 있는 3만2천명의 민주노총 조합원과 가족들의 지지를 모아낸다면 판세를 역전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게 김 국장의 판단이다. 선대본은 ‘당할 만큼 당해왔고 참을 만큼 참아왔다’는 분위기가 지역에 팽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집단입당이 줄을 잇고, 과기노조의 출마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한다.

한편 다른 후보의 경우 벌써부터 조합원가족에까지 돈을 주고 선거에 동원한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선대본은 9일 기자회견을 갖고 법정선거비용내의 선거자금 사용과 선거비용 공개방침을 밝히고 다른 후보에도 이를 촉구할 예정이다. 선대본은 선거비용을 최소로 쓰고 나머지는 실업기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성우 후보는 “이번 총선은 김대중정권이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말살한데 대한 심판의 장”이라며 “선거운동방식에서도 역사를 새로 쓴다는 각오로 참신하고 깨끗하게 치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청권의 두 후보 모두 노동자·농민 등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판세역전을 장담하고 있어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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