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과거청산 위한 토론회
「5·18학살자 재판회부를 위한 광주·전남공동대책위원회」와 「5·
18 완전해결과 정의실현, 희망을 위한 과거청산국민위원회」 공동주최
로 11일 오후 2시 광주 무등컨벤션센터에서 “5·18문제 완전해결과
총체적 과거청산을 위한 국민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인섭(서울대 법학과) 교수가 ’12·12와 5·18재
판 결과에 대한 법리적 분석’에 대해, 곽노현(방송대 법학과) 교수가
‘5·18진실규명과 과거청산, 그리고 인권과 정의를 위한 5·18 정신
계승의 방안’에 대해, 그리고 나간채(전남대 사회학과) 교수가 ‘5·18
민중항쟁 정신의 실천적 구현’에 대해 발표했다.
한 교수는 이번 재판이 “진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첫
출발점을 제공했다”고 평가하면서 종합적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위원
회의 발족과 종합적 문제해결을 위해 ‘군정하 인권침해에 대한 진실
규명, 손해배상과 원상회복을 위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곽 교수는 무엇보다도 “전면적 진실규명, 최대한의 관용, 적절한 피해
배상”을 위한 진실정의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고 나섰다. 또한 앞으로
닥쳐올 사면요구에 대해 “사면의 도덕적 권리를 지닌 유일한 권한 자
로서 광주시민이 먼저 용납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간채 교수는 “5·18 정신 계승 및 가치이념의 구현을 위해 실천의
기본방향은 5·18 정신과 가치이념의 계승뿐만이 아니라 변화된 환경
속에서 적합성있는 재생산과 승화발전의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가 ‘항쟁의 도시’가 아닌 ‘정의와 인권의 도시’로 드러
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를 빌어 ‘5·18학살자 재판회부를 위한 광주·전남공동대책위
원회’는 해산하게되며, 5·18진상규명을 위한 조직으로 5·6공 과거청
산을 위한 작업에 힘쓰는 광주인권센터로 거듭날 것을 밝혔다.
결의문
5·18 국가기념일이 제정되기까지 노력해 오신 광주시민 여러분께 감
사드리며, 이제 5·18 정신의 계승과 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기념하는
유·무형적 사업의 주체는 광주시민이어야 함을 천명한다.
1980년 5월, 죽은 자들의 넋 앞에 함께 통곡했고, 피흘린 자들에게 자
신들의 피를 나누어주었던 광주시민의 대동정신을 상기하며, 우리는
오는 5·18민중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이 결과로 공로를 모두
광주시민들께 은폐된 진실을 규명하고, 학살책임자들을 처벌하여 이 나라의 역사와
민족의 정기를 바로잡고자 노력해온 우리들과 광주시민의 민주일념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5·18관련 책임자들이 반역의 죄로 단죄되고, 광주시민의 항쟁
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저항권으로 그 명예가 회복된 이 시점에서 다
음과 같은 몇 가지 자성적 고백을 통해 광주시민들께 이해를 구하고
자 한다.
첫째, 죽음과 피흘림이라는 참혹함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또 죽은 자
들과 우리 자신들의 명예만이라도 회복하기 위해 투쟁해 오는 과정에
서 우리에게는 5·18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투쟁이 우리의 삶이자 삶
의 모든 가치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투쟁만이 광주의 모든 가
치의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편협과 자기중심적 자세가 우리에게 있었
던 것 또한 사실인 바, 우리는 이로인한 광주시민의 불편과 염려에 대
해 앞으로 귀 기울일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둘째, 80년 직후 그 암울했던 상황에서 돌파구를 여는 유일한 몸부림
이 당사자들의 처절한 거리투쟁이었음은 확인될 필요가 있을 것이나
우리는 지난 17년의 투쟁과정 중 그 방향과 내용을 결정함에 있어 당
사자들의 입장이 늘 앞세워졌음을 인정한다.
셋째, 5·18민중항쟁을 계승하기 위한 유형적 기념사업의 내용에 대해
시민들의 다양하고, 생산적인 의견이 자리할 공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던 점에서 시민들에게 서운함과 안타까움을 주어 왔다.
이제 우리는 5·18민중항쟁이야말로 광주의 상징이자 이 나라 민주발
전의 원동력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민운동으로 승화, 발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17년 동안 광주의 의로운 투쟁을 지
켜 본 국민들의 기대 또한 광주가 더 이상 과거의 문제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5·18정신을 승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바, 광주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잡게 하는 시민운동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다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세가 되어야할 것이다. 동시에 5·
18문제의 미해결 과제인 5·18묘지의 국립묘지 승격과 관련 피해자들
의 국가유공자 예우등의 조치가 조속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제 시민과 더불어, 광주의 발전과 더불어, 이 나라
역사와 민족의 미래와 더불어 5·18이 민주와 정의의 상징으로 자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시민들의 5·18당사잘들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제반의 노력 또한 다할 것을 결의한다.
1997. 6.9
5·18 민중항쟁 제관련단체 회원 일동
1997년 6월 14일(토) 인권하루소식 제 904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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