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선대 우암 부두 파업의 배경과 원인을 왜곡하는 논리가 있어 사실을 밝히고, 바로 잡으려 한다. 보도처럼 두 부두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전국 운송하역노조에 가입하면서 복수노조 인정 여부와 교섭창구 문제가 쟁점이 됐다. 복수노조는 이미 노동법이 정한 바도 있고, 노동부도 운송하역노조 신선대·우암지부의 실체를 인정했기 때문에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다만 교섭창구에 대해서는 아직 법에서 분명하게 정리하지 않아 그 해석 을 둘러싸고 쟁점이 됐다. 자칫하면 법조문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혼란을 피 하기 위해서 민주노총은 이를 사법부에 맡겼고, 부산지방법원이 내린 해석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회사는 운송하역노조의 단체교섭에 응해야 하며, 이를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되도록이면 노조간에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병존하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중립을 지키고 노조간에 부당한 차별대우를 해서는 안된다.
법원 판결에 따라 운송하역노조가 교섭을 요청했으나 회사는 노동조합 실체조차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태업에 돌입하게 되었고, 태업중인 노동자들 에게 한국노총 산하 항운노조 조합원들이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이를 견디지 못한 운송하역노조 조합원이 작업장 밖으로 몸을 피한 것이 결국 파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3월 11일자 조선일보 논단에 실린 박종규씨의 ‘항만파업 보고만 있을 건가’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 할 법에 보장된 노동3권은 아랑곳 않고 노·노싸움으로 모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마치 민주노총이 부두 이권을 노리고 벌인 일처럼 매도하고 있다.
물론 박씨 말대로 독점적 노동공급권은 커다란 이권이다. 그러나 노동공급권을 쥐고 있는 한국노총 항운노조가 인력을 공급하는 영역은 인력하역 노동자로 제한되어 있고, 회사가 채용하는 상용노동자를 공급할 권한은 없다.
한국노총 항운노조 조직대상은 커다란 이권이 개입되어 있는 인력하역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운송하역노조의 조직대상은 회사가 채용하는 상용노동자들이고, 이 경우 당연히 독점적 노동공급권은 개입되지 않으며 이권 역시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권에 욕심을 낸 민주노총이 한 다리 끼어보자고 노조를 만들었다는 박종규씨 지적은 사실 자체를 왜곡해 민주노총을 모독한 것이자, 두 부두 노동자들의 소중한 바람을 짓밟는 언어폭력이요, 테러이다.
부두 파업을 해결하려면 노동부가 법원의 여러 판결에 맞게 현행법 아래서도 초기업단위 복수노조를 허용하는 쪽으로 행정해석을 바꾸고, 법원 결정을 어기고 대화와 교섭을 거부하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강력히 바로잡 아야 한다. 부산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 취지대로 회사쪽도 시행령이 만들 어지기 이전까지 운송하역노조의 임시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 경찰과 검찰은 항운노조 폭력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이미 발표한 대로 엄정한 수사를 해야한다.
어렵사리 노사간 협상이 시작된 부두 파업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은 정부, 사용주쪽과 성실하게 대화할 것이나, 사실을 왜곡하는 논리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다.
[저 자] 신현훈 민주노총 쟁의국장
[출 처] 조선일보
[발 행 일] 2000.03.13
[발 행 처] 조선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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