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영업양도시 고용승계 법제화’ 한목소리
노동법학회 학술발표회…”자산매매계약 탈법적 악용 막아야”
삼미특수강 사태를 계기로 노동법학자들이 ‘영업양도시 고용승계 법제화’를 주장해 주목된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3월11일 한국노동법학회(회장 임종률)이 마련한 춘계학술발표회에서 나왔다. 학회는 여의도 하나증권 빌딩에서 열린 이날 발표회에서 노동법 현안에 대한 쟁점토론을 벌였다.
토론 참석자들은 노동법에 ‘영업양도시 고용승계문제’를 집어넣어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지만 지금까지의 판례에 대해서는 평가를 달리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영문 강사(고려대 노동대학원)는 “영업양도시 고용승계에 관한 현행법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원칙적 고용승계를 확립한 대법원의 판례법은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삼미특수강 사건처럼 양도계약 당사자의 자산매매계약 의사를 완전히 무시해버리는 것은 기본권의 조화로운 해석이라고 할 수 없다”며 “법률을 제정할 때까지는 원칙승계나 자동승계의 추상적 법원칙을 설정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김교숙 교수(부산외대)는 이에 대해 “영업양도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사이 계약의 자유에 맡긴다면 결국 양도인은 노조활동이 강한 자산부분을 팔아넘기려 할 것이고, 자산매매계약을 탈법적으로 악용하지 않겠는가”고 되물으며 “경영상의 이유로 기업을 양도·합병하더라도 당연히 노조의 동의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리해고를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할 게 아니라 가칭 ‘정리해고의 제한 및 고용보장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고용보장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혜 교수(대전대)도 김영문 강사의 주장에 대해 “법률을 제정할 때까지 원칙승계나 자동승계의 법원칙을 설정해선 안된다고 했는데, 현행 근로기준법 제31조의 경영상의 이유에 따른 해고의 요건은 기존의 판례를 법제화한 것”이라고 선례를 들어 반박했다.
이승욱 조교수(부산대 법대)는 “삼미특수강 사건은 본질적으로 사업양도 상황을 이용해 경영상 해고절차를 피하면서 인원감축을 꾀한 사례로 보인다”며 “복잡한 기업도산관계법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도산절차 및 기업재건에 대한 노조의 관여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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