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학교운영위, 이대론 안된다
조합원이 나서 ‘의결기구’로 만들어야
자문기구로는 족벌 독단운영 못 벗어…’초중등교육법’ 개정도
해방 뒤 교육의 양적 팽창기에 급속도로 늘어난 사립학교는 60년대 산업화시대를 거치며 보통교육의 수요가 더욱 급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공교육체계의 구축을 위해, 교육비 분담이라는 명분으로 민간자본 유입을 계속 늘여온 결과 사립학교는 전체학교수의 약 40%에 이를 정도로 한국 공교육체계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립학교는 제대로 된 검증절차 없이 마구잡이로 설립됐고, 재정자립도 없이 출발함으로써 국고지원과 학생등록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들은 또한 학교 운영구조인 법인 이사회에 대한 견제장치 없이 인사·예결산에 대한 모든 권한이 집중되면서, ‘족벌 운영·재정비리’의 대명사로 불리게 되었다. 상문고, 한서고 비리와 전교조 조합원에 대한 부당전출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사립학교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와 학교를 사유재산쯤으로 생각하는 이사장들의 전근대적 사고방식에서 필연적으로 비롯될 수밖에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립학교는 이제 이사장의 치부수단이 되거나 교육의 본질적 목적을 해치는 입시 중심의 파행적 학사운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교사·학부모·학생·지역주민 등 학교 구성원의 학교운영 참여가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족벌 중심의 독단적 운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교육의 절반을 책임지는 진정한 국민의 교육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럼에도 사립학교 학교운영위는 출발부터 ‘학교 구성원의 학교운영 참여를 통한 학교자치 실현’과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국·공립의 심의기능과 차별해 자문기구로 떨어뜨렸고, 시행령에서는 교원위원을 투표를 통한 민주적 선출방식이 아닌 학교장이 입맛대로 위촉하도록 해 아예 꼭두각시로 출발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사립 운영위야 말로 더욱 투명하고, 민주적인 학교운영이 보장될 수 있는 의결기구로 하는 게 마땅하다. 사학비리 등 과거 악습의 고리를 끊고 정상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립학교 법인과 교육부, 그동안 사학법인 편들기에 나선 국회 교육위원들의 합작품으로 절름발이 학교운영위가 된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의 절반인 사립학교를 살려내기 위한 국민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의 관심과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우선 올해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함으로써 사립학교 학교운영위를 의결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사립학교 교육정상화와 국민평등권 수호의 지름길이다. 또한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의 민주적 선출과 운영이 가능하도록 교육·노동·시민·사회단체가 공동투쟁을 벌여야 한다. 나아가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의 선출·구성·운영을 감시하고, 단체회원과 노조원들이 학교운영위원으로 대대적으로 나서도록 지역단위의 연대활동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하겠다.
최원호(전교조 사립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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