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미조직기금 5억 모금
“전임자들·주요사업장이 모범 보여야”
아직까지 1백60만원이 고작…그나마 현장모금은 한 노조 뿐
비정규직을 비롯한 미조직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지만 이들을 조직하기 위한 기금모금은 겉돌고 있어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1월18일 정기대의원대회 특별결의로 미조직노동자 조직기금 5억을 모금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민주노총에 걷힌 기금은 1백60여만원. 민주노총 사무총국 성원들이 저마다 1만원~10만원씩, 동양엘리베이터노조원들이 1천원씩 걷고 최근 열린 조사통계담당자 수련회 참가자들이 모금한 돈이다. 이를 두고 ‘결의 따로 실천 따로’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기금이 잘 안 걷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걷어야 할 기금이 한 둘이 아니다. 산별노조 건설, 정치사업, 각종투쟁기금과 민주노총 지역본부 의무금 등 시급히 걷을 기금이 줄서 있어 미조직기금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올해 10월 금속산별노조 출범을 앞두고 있는 금속산업연맹의 경우 사실상 최우선 순위가 산별기금이다. 조합원 1인당 1천원씩 걷기로 한 정치기금도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다급한 게 사실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노동운동이 기업별노조 중심이다 보니 현장에서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가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진단도 있다. 백석근 건설산업연맹 정책기획실장은 이에 대해 “기업별노조 전임자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주요사업장들이 적극 나서서 책임지겠다는 결의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5만명이 1만원씩 걷어 5억을 만들자는데, 60만 조합원 가운데 누가 내고 누가 안내는 것이냐”는 문제제기가 있다. 또한 “사업은 지역본부 중심으로 하겠다면서 돈은 산별연맹에서 걷으면 일이 제대로 되겠느냐”거나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내놓지 않으면서 기금부터 걷겠다면 현장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산별연맹 가운데 이 일을 맡을 임원이 거의 없고, 계획을 입안할 실무자마저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안에 밀리는 탓이다.
그렇다고 대책이 없는 건 아니다. 사업계획도 서 있다. 민주노총 중앙은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전략 연구, 교육과 선전, 제안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본부는 실제적인 조직화에 나서게 된다. 기금은 중앙과 지역에 반분되는데 지역의 경우 이 사업을 전담할 활동가를 채용하게 된다. ‘일할 사람’ 없이는 추진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업과 모금주체가 지역과 연맹으로 어긋나는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은 산별연맹이 이에 대한 사업계획을 내면 기금을 배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기금모금사업은 적잖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3월9일 열린 민주노총 3차 중앙집행위에 참석한 각 조직 지도부는 이같은 실정을 확인하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모든 산별연맹이 중앙위 등 의결기구를 통해 다시 한 번 결의를 모으기로 했다. 건설산업연맹이 2월22일 중앙위에서, 보건의료노조가 3월3일 중앙집행위에서 이미 기금모금을 강력 추진키로 했으며, 금속산업연맹은 3월말 열리는 중앙집행위에서 결의를 모을 예정이다.
총연맹 또한 3월20일부터 시작되는 임원 순회간담회를 통해 이를 독려할 방침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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