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연재(4) 노동자후보가 나선다-울산
누가 ‘울산노동자’를 막으랴
이갑용(울산동) 노-자간 한판싸움…현장통제 극복 ‘현장살리기’에 초점
최용규(울산북) 이상범씨 ‘결정승복’ 밝혀…진보정당 첫 국회진출 장담
윤인섭(울산남) 유권자 30%가 노동자…주거지역으로 바람 확산전략
자본·정권과의 한판싸움을 앞둔 울산은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핵심전략지구’라는 칭송에도, 노동자의 국회진출이라는 손에 잡힐 듯한 목표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쉽게 속내를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있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상임위원장 이영현)는 3월17일 제1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선거대책위(위원장 이영현)를 구성하는 등 막판 준비에 힘을 모았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울산에서 3개 선거구에 16대 총선후보를 출마시킨다.
“노동과 자본의 한판싸움 이번에는 기필코 박살내자”
“참을 만큼 참았다, 노동자후보 이갑용과 함께 세상을 바꾸자”
현대중공업의 고문인 정몽준 의원에 맞서 울산동구에 출마한 이갑용 후보 선거대책본부의 구호다. 선대본은 이 후보의 출마가 현대자본과의 전면전이자 현장살리기 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노조 임원진이 이갑용 전위원장에게 16대총선후보 출마를 종용한 것도, 이갑용 후보가 이를 수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3월18일 선대본은 전체간담회를 연 뒤 분임토의에서 조직방안에 대한 집중토론을 벌였다. “이기자”는 구호로 분임토의를 끝낸 현중노조 조경근 조직쟁의차장은 “22일 선대본 발대식을 앞두고 동지들의 연락망을 구축하고 함께 할 방법에 대해 토론했다”며 “회사쪽의 치밀한 통제 때문에 아직 말은 못하고 있지만 다수 조합원들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노동자들이 침묵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선대본은 인물 대 인물이 아니라 세력 대 세력의 싸움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현장조직책 선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갑용 후보는 3월19일 오전 울산MBC로 방영된 4당정책토론에서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은 노동자·서민의 정당”이라며 “IMF위기를 극복했다는 지금까지 현대자동차의 정리해고자들이 남아있고, 임단협이 개악되는 등 노동자 생존권은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선대본은 부당노동행위 척결투쟁, 출퇴근투쟁, 자동차 해외매각저지투쟁 등 대중투쟁과 선거투쟁을 적극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기획분석팀에서 일하는 오민규씨는 “동구지역에서 치러진 두 번의 구청장선거 결과처럼 현장의 변화와 바람이 선거승리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최용규 후보가 출마하는 울산북구는 경선후유증에도 불구하고 헌정사상 최초로 노동자후보의 국회진출이 예상되는 곳이다. 내부경선에서 패한 이상범씨는 3월20일 ‘현자 조합원과 북구 주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민주노동당 중앙위 결정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구 하봉동에 사무실을 마련한 선대본은 선거실무체계와 지역조직체계를 완비하고 현장노동자 조직체계를 갖추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선대본은 이번 총선에서 IMF 이후 생존권이 유린되고 20 대 80의 사회로 가고 있는데 대한 노동자·서민의 분노를 결집하고 민중연대전선을 구축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선대본은 또 자동차산업 해외매각저지를 쟁점화하고 범시민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도 함께 갖고 있다.
정대연 선대본 정책기획단장은 “경쟁상대인 윤두환 후보(한나라당)는 함량미달의 후보로, 생존권적 요구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을 절대 담아낼 수 없다”며 “4월 자동차 총파업을 비롯한 대중투쟁에 선거투쟁을 결합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지난 3월10일 실시한 여론조사(한길리서치)에서 최 후보(24.7%)가 윤 후보(22.3%)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용규 후보는 “노동자·민중의 힘을 믿고 이 길에 평생 헌신하겠다”며 “16대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대본은 기존 보수정당들이 돈으로 운동원을 사는 선거운동방식과 전혀 다른 새로운 선거운동방식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유권자를 직접 만나 기존정치에 대한 환멸과 분노를 함께 나누고 결집해나가는 한편 선거운동을 한판 민중축제로 만들어나간다는 것이다. 선대본은 이른바 ‘우리식 선거투쟁’의 경험을 지난해 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구하고 있다.
3월23일 선대본 발족식을 앞두고 있는 윤인섭 후보(울산남구)진영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알려진 것과 달리 울산남구도 노동자가 유권자의 30%에 이를 정도로 노동자밀집지역이다. 한국노총 소속노조가 많고 미조직노동자들이 많은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대본은 울산남구 단위노조의 후보지지 성명서, 대의원대회 결의 등을 적극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응순 선대본 사무국장은 “노동현장의 깨끗한 정치, 신선한 바람을 주거지역으로 확산시킨다는 게 기본적인 선거전략”이라며 “노조차원에서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정치적으로 노동자는 하나라는 점을 부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인섭 후보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깃발을 울산남구로부터 힘차게 들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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