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형규>공장에서 뿜어 나오는 굴뚝연기로 대표되는 산업화 시대에
는 중화학공업, 자동차·조선산업 등이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기능했다
.
이에 앞서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 거대한 만을 낀 항만 등은
산업 발전의 필수적인 하부구조(인프라스트럭처)다.
산업화 시대는 이 같은 기반시설을 먼저 갖춘 영국, 일본, 독일
, 미국 등이 주도했다.
그럼 인터넷 정보화 시대의 기간산업에는 무엇인가. 고속도로, 항
만, 공항처럼 물류를 책임질 초고속정보통신망은 기본이다.
이를 통해 물 건(콘텐츠)를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하게 운반할
각종 정보통신기기와 이를 효율적으로 작동시킬 소프트웨어 역시 필수
요소다.
세계 각국은 한시라도 빨리 정보통신 기간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전
쟁 을 벌이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지 면 어떤 결과
를 초래할 지 산업화 시대를 뒤돌아 보면 뻔하기 때문이 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기간 설비가 하드웨어라면 `데이터베이스(DB)'는 정보
가 효율적이고 빠르 게 움직이도록 하는 기초산업이다.
DB산업은 한마디로 말해 현존하는 모든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가 공하고 편집해 축적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전 세계에 나온 모든 책의 목록과 내용을 디지털로 변
환해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활용하면 얼마나 많은 산업이 파생될 지 생각하면 파괴력 은
엄청나다.
@정보화시대에 DB는 몸속에 흐르는 혈액이다.
21C 디지털시대의 무기는 단연 `지식정보'다.
지식정보의 개발·축적 ·이용 수준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여부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곧 `DB산업'의 역할과 상통한다.
이재두 한국전산원 선 임연구원은 DB산업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DB는 댐과 같다.
단순히 댐을 쌓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댐에 담긴 물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
농업용수, 공 업용수 등을 필요한 곳에 빠르고 적절하게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
정보를 모아 디지털로 변환해 저장하는 것은 DB산업의 첫단계.
DB산업은 최종 사용자에게 가장 빠른 시간에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
게 유통시키기 위한 콘텐츠제공산업의 기초다.
따라서 분류·축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속적인 업데이트 작업이다
.
또 부문별로 축적한 자료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되지
않 으면 효율적인 이용이 불가능하다.
담수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적절히 보내주기 위한 조치
나 다름없다.
이 같은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려면 깨끗한 물의 지속
적 인 유입(새로운 DB콘텐츠 개발), 관리(DB축적), 적절한
공급(DB활 용)이 삼위일체로 움직여야 한다.
@DB 구축하면 정보의 유기적 이용 가능 DB콘텐츠는 크게 △가
상문화관 △전자도서관 △전자정부 △산업정 보(금융·신용정보 포함)
△과학기술정보 △지리정보시스템 △군사정 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가상문화관은 박물관, 디자인, 미술, 음악, 등 국가의 문화유산
을 디지털 정보로 구축해 놓은 사이버 공간이다.
해인사에 보관 중인 팔만대장경, 413권에 이르는 국역본 조선왕
조실 록을 디지털로 축적하면 단 몇장의 CD롬으로 충분하다.
이를 이용하 면 자료를 찾기 위해 수많은 책을 뒤적거리기보다 검
색 한번으로 몇 초만에 순식간에 원하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어 효
율적이다.
가상문화관은 단순한 DB구축에서 벗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 멀티
미디어를 이용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전자도서관은 대학·연구소의 도서관, 법률, 특허·산업재산권 등
자 료를 DB로 구축해 놓은 곳. 전자정부는 각 정부부처가 보유하
고 있 는 각종 자료를 DB로 축척해 빠르게 민원을 처리하고 정보
를 보관할 수 있도록 구축된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된다.
산업·과학기술정보의 DB구축 역시 효율적인 정보이용을 위한 필수
요소다.
지하시설물, 국토기본지질도, 수자원자료, 수치도 등에 대한 D
B를 구축해 놓은 지리정보시스템(GIS)도 지디털시대에 필수적인
기초산업이다.
특히 지하시설물에 대한 DB구축은 시급한 과제다.
이에 대한 연구 를 진행 중인 한 박사는 기본적으로 지하시설물에
대한 `지도'가 없기 때문에 DB구축 자체가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
놓는다.
심심찮게 신문 사회면 톱을 장식하는 대형 지하시설물 폭파사고나
감 전사고가 이 같은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군사정보는 무기체계, 탄 약과 물자시스템, 각 군의 기초자료를
표준화하는 작업이다.
이 같은 정보는 군의 특성상 보안시스템 개발·유지가 필수다.
@세계는 DB산업 전쟁 중 세계 각국은 정보시대의 필수요소인 D
B산업 발전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는 `인포2000계획', 미국은 `문서감축법',
일본은 `국가행정기관의 데이터베이스 정비에 관한 기본방침' 등을
정 해 국민들이 정부 DB를 보다 편리하고 쉽게 이용하도록 추진
중이 다.
영국은 97년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저작권 및 권리에 대한 규칙
'을 발표하는 등 DB산업 발전을 위한 법정비에 나서고 있다.
정보선진국 은 이미 많은 DB를 구축하고 DB이용이 활성화되어
있어 데이터베 이스 보호에 관심을 쏟고 있다.
국내는 아직 DB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여서 DB보호와 이용
활성화라는 두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처지이다.
정통부 "별도법률 제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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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규>현행 법률상 데이터베이스는 저작권법상의 편집저작물로 보호
받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저작권법이 보호요건으로 하고 있는 `소 재의 선택
및 배열의 창작성'은 DB제작의 핵심요소가 아니고 개념 자체도 모
호하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정통부의 의견을 받아 지난해 말 의원 입법으로 `데이터베
이 스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상정됐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는 한마디 공론화도 없이 정통부가 작성한 문
서 를 의원 입법으로 국회에 상정했다며 크게 반발했고 이 법률은
현재 계류 중이다.
현재 저작권법에는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돼 있지 않
다.
김태훈 문화부 저작권과 서기관은 "지난해 말 저작권법에 데이터베
이 스 정의규정을 넣어 개정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정통부의 반대
로 이 규정이 반영되지 않고 법안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다음달 의원입법으로 데이터베이스 특별법이 상정됐다고
덧붙인다.
김 서기관은 "이 법안은 기본적으로 국제 규정에 위반되고 더 큰
문제는 한마디 공적인 논의도 없이 법안이 상정된데 있다"고 주 장
한다.
그는 또 "이는 부처이기주의의 산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화부 는 현재 저작권법,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 이원화된 상황에
서 데이터 베이스특별법이 생기면 업무가 삼원화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통부는 디지털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작
권 법으로 데이터베이스관리를 한다면 오히려 업무 일원화에 어긋난다
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 호 정통부 지식정보산업과장은 "저작권법에서는 편집저작물에 D
B를 포함하고 있다"며 "이것으로는 DB산업을 충분히 보호할 수
없 다"고 말했다.
정보선진국은 DB산업 보호를 위해 별도의 법률를 제정했거나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부처의 영역을 빼앗길까봐 이를 반대 하는 것"이라고
역시 문화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정부부처간 이견이 심화되면서 결국 피해는 DB산
업 전체가 입게 되며 국가 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지게 될 것은 불보
듯 뻔하다.
"왜 돈주고 사나" 공짜의식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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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규>DB산업은 정보제공(IP)산업의 원자재 역할을 한다.
국 내 IP산업의 영세성은 DB산업이 취약한 이유를 단적으로 대
변해 준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에 따르면 지난 92년부터 98년까지 평균
국 내 DB제작수는 37.4%, DB제작기관수 32.2%, 매출은
33.5%씩 증가 했다.
또 DB이용자수는 연 평균 75.9%씩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국내 IP사업자의 절반 이상이 2
0명 이하 로 운영되고 10억원 이하의 자본금을 갖고 있다.
그만큼 영세성을 면 치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보'는 공짜가 아니다 국내 DB산업이 열악한 근본적인 이유
는 `정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이 극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보에 대한 수요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보에 대
한 정당한 돈을 지불하려는 사람이 드물다.
따라서 고품질의 DB를 구축 해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자라도 매출
을 올리기가 버거운 게 국내 현실 이다.
단적인 예로 서울시스템은 지난 95년 56억원을 투자해 3년간
개발한 끝에 413권에 이르는 국역본 조선왕조실록을 CD롬에 수록
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정품가격이 600만원인 이 제품을 300개 판
매하는 데 그쳐 급기야 98년 부도에 이르게 됐다.
놀라운 것은 복제품이 2500개에서 1만개 이상 나돈 것으로 추
정되고 심지어 연구 목적으로 이용하는 대학에서도 복제품을 이용할
정도였 다.
이 같은 현실에서 전문인력의 DB산업에 대한 외면을 부추겼고,
이 는 기술과 콘텐츠 개발를 지연시킨 요인이다.
@법·제도적 정비 시급 DB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계부처가 적
극적으로 나서 법과 제도 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함에도 아직까지 효
율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 은 상태다.
DB산업은 자료의 수집, 가공, 축적에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
요하 다.
문제는 DB산업의 특성상 뚜렷한 창의성이 없어 저작권법의 보호
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98년 경기도 일산지역에서 부동산정보를 서비스하는 미래정보
는 DB를 부동산협회가 무단 복제해 부정경쟁한 사건이 있었다.
부동산 협회측은 현행법 위반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단복제를 계속했
지만 미래 정보는 법적 승산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소송에 의한
구제를 포기 했다.
이 사건 이후 DB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돼 최근 각종 판례에서 소
재 의 선택, 배열의 창작성을 인정받아 보호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
다.
하 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법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미약하다고 입을
모으 고 있다.
열악한 DB업체의 성격상 세제지원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 국내 D B가 점차 구축됨에 따라 효율적인 관리와 이용을 위
해서는 기술 표준 화가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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