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4·13 총선과 노동자의 ‘선택’

제16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최근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판세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양자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런 가운데서 이들은 서로 ‘안정적 정국운영’과 ‘정부여당 견제’를 내세워 자당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노동자들은 과연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기존의 보수정치권에는 우리 노동자가 선택할 그 무엇이 결코 남아 있지 않다. 보수정치권은 어디까지나 극복과 심판의 대상일 뿐이다. 왜 그런가.

현재 막가파식으로 펼쳐지는 진흙탕 선거판은 일단 접어두자. 그동안 누누이 지적해온 부패정치와 무능력도 제쳐두자. 지난 2년여 동안의 국가위기 국면에서 내보인 저들의 행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부여당은 지금 IMF위기 극복을 둘러싼 자신들의 ‘치적’을 선전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저들이 그 근거로 내세우는 몇몇 경제지표의 ‘상승곡선’은 노동자와 서민대중의 허리가 뒤로 꺾인 모양일 뿐이다. 같은 기간 수직상승한 실업률과 비정규직 증가율, 불평등지수 등이 이를 반증한다. 민주당정권의 신자유주의 통치는 결국 재벌등 국내 기득권층과 초국적자본에게는 행복을 선사했지만 국민대중에게는 뼈를 깎는 고통만 안겨줬을 뿐이다. 나라를 말아먹은 장본인이면서 방탄국회에, 색깔시비로 세월을 허비한 한나라당이나, 낯두꺼운 지역주의 선동이나 일삼는 다른 보수정당 또한 ‘그밥에 그나물’이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누구를 선택하란 말인가. 이거야말로 독약과 올가미 중 하나를 고르는 거나 진배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도 저도 못마땅한 노동자들은 아예 눈을 감고 있을 것인가. 물론 그럴 순 없다.

이미 여러 차례 밝혔듯이 이번 총선은 우리 노동자에게 단순히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우리에게 고통을 강요했던 구조적 모순을 혁파하는 계기이자, 우리요구를 사회쟁점으로 만들어 5월 총파업의 교두보로 삼는 또 하나의 투쟁인 것이다.

이번 총선은 또한 기댈 것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보수정치권을 넘어 노동자가 이 사회의 주요한 정치세력으로 나설 발판을 마련하는 선거다. 우리는 이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주체로 민주노동당을 건설하고 이번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민주노동당이 총선 이후 사회전반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서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한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민주노동당에 입당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함께 일구고, 기금모금에 적극 호응하는 등 민주노총의 행동지침을 실천에 옮길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실패한다면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다시 한번 상상할 수 없는 후퇴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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