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닷 컴’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숙해가고 있는 가운데 신경제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사우스 오브 마켓(South of Market) 지역에서는 한 익명의 게릴라식 선전 단체가 인근의 인터넷 기반 업체를 조소하고 비아냥거리는 문구로 거리를 도배한 일이 발생했다. 이 ‘킬더닷(KilltheDot)’ 운동은 대부분 음란한 슬로건들을 내걸고 있어서 여기서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닷 컴’ 경제의 자만과 어리석음을 꼬집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현재 이러한 운동은 인터넷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전역으로 퍼져가고 있으며, 이밖에 다른 도시의 하이테크 기술 중심지에서도 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WTO 회의가 열린 시애틀에서 WTO에 항의하는 시위가 폭동으로까지 확대됐고, 워싱턴 D.C.에서는 세계은행(World Bank)과 IMF에 반대하는 시위가 몇 주 동안 계속 반복된 바 있다. 오는 4월 14일에는 위싱턴에서 글로벌리제이션, 즉 세계화에 대한 전국 차원의 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인데, 여기에는 지난 시애틀 시위를 조직했던 단체들 대부분이 참가한다. 또 최근 몇 주 동안 보스턴에서 1천 5백명의 시민들이 생명공학기술과 유전자 조작 식품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였고, 로스앤젤레스에서는 3천명의 노동조합원들이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와 함께 UCLA 등지의 대학생들이 로스앤젤레스와 해외의 노동 착취 작업장에 대항하는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사회운동단체인 산타 모니카 소재 리버티 힐 재단(Liberty Hill Foundation)의 캐서린 수이터(Catherine Suitor) 이사는 “우리에게 기부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또 이러한 인식의 확산은 점점 넓게 퍼져가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즉 신경제가 부지불식간 만들어 내는 배금주의적 경향에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는 것. 현재 리버티 힐 파운데이션은 ‘사회적 책임감을 갖는 어린이 육성’과 같은 운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운동의 참여자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反신경제 운동 가운데 노동자 계층과 대학생들이 이렇게 행동주의적 노선을 걷는 것과 관련, 수이터 이사는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그것은 신기술 이상의 문제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행동들은 신경제가 만들어낸 계층간의 격차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런 새로운 불안 요인이 단체 행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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