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40) 삼미특수강노조 고용승계특별위원회 의장

선거에서 이겨야 살길이 열린다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3월8일 서울진격투쟁을 마무리한 바 있다. 처음에 우리는 서울에 머물러 있으면서 고용승계투쟁과 총선투쟁을 병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번 총선결과가 고용승계투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회를 통해 1백47명 전원이 총선에 결합키로 하고 3월23일 권영길 후보 선거운동본부에 본격적으로 결합했다.

나는 선거운동본부에서 자원봉사단장과 유세단장을 겸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새벽6시 3개 지대별로 아파트에 집결해 1시간반 동안 세차자원봉사활동을 펼친다. 세차를 한 뒤에는 권영길 후보를 소개하는 보라색 스티커를 남기고 공단입구에서 출근시간 선거운동을 벌인 다. 점심시간을 뺀 오전오후 내내 각 지대별로 후보유세, 취약지구 지대별 유세를 벌인 뒤 퇴근시간에는 다시 공단입구에서 퇴근인사를 한다.

저녁에는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중심으로 구전홍보를 통해 권영길 후보와 민주노동당을 알려나간다. 밤 10시경 간단한 회의와 점검을 마치고 나면 대략 자정에서 새벽1시쯤 집에 돌아간다.

처음에는 선거운동이 생소했지만 세차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호응이 좋고 주민들이 내미는 손에 힘이 들어갈수록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 동지들과 나누는 소주 한잔이 그립지만 내일을 생각하며 곧바로 집에 들어간다.

지역정서가 남아 있지만 나이드신 분들까지 이번엔 바꿔야 한다는 말을 할 때 기운이 난다. 오히려 이번 총선과정에서 조합원·시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또 많은 동지들이 민주노동당을 알려나가면서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

선거자금이 넉넉한 다른 당과 달리 몸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대부분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하는 선거운동이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 지역 선관위와 경찰 등은 민주노동당의 선거운동을 봉쇄하고 저지하는데 필사적이다. 오랜 투쟁과정에서 동지들이 건강이 매우 안 좋아 이 점이 가슴아프다.

4·13 총선은 노동자들이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하는 장이기 때문에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이번마저 진다면 정리해고라는 칼을 쥐고 있는 자본과 정권이 노동자의 저항을 얕보고 총선이 끝난 뒤 엄청난 탄압을 가해올 것이다. 노동자가 하나가 돼 다함께 할 수 있는 투쟁으로 발전시켜야 살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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